[포토]롯데전 마무리 등판한 조상우, 주효상과 자축
키움 마무리 조상우가 14일 2019프로야구 시범경기 키움과-롯데의 경기 9회초 등판해 2안타를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한 후 주효상 등 동료들과 자축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10개월여 만의 공식 경기. 나흘 전 평가전과 비교해서 훨씬 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키움 조상우(25)가 14일 고척돔에서 열린 롯데와 시범경기에서 팀이 8-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성공적으로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5월 성폭행 의혹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그는 지난 1월 무혐의 판결을 받은 뒤 2월초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징계를 해지하면서 다시 키움으로 돌아왔다. 뒤늦게 대만 퓨처스(2군) 캠프에 합류해 두 차례 연습경기에 나서는 등 몸 만들기에 애썼고 최고 구속도 152㎞를 찍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지난 10일 시범경기에 앞서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 평가전에서 9회 마운드에 오른 그는 또다시 152㎞의 구속을 뽐내면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당시 장정석 감독은 뭔가 보여주려는 욕심이 앞서 다소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터벅터벅 마운드에 올라선 그는 선두 타자 정훈을 상대로 첫 공을 149㎞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키움 팬들에게서도 환호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이후 힘이 들어갔다. 이날 최고 구속 151㎞를 찍었지만 다소 제구가 흔들렸고 10구까지 승부한 끝에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 허일에겐 우전 안타를 허용하면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조상우는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세 번째 타자 김문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전병우를 148㎞ 빠른 공으로 유격수 병살타를 유도해 경기를 끝냈다.

조상우는 이날 입을 열지 않았다. 등판 전, 후로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키움 관계자는 “선수 본인이 워낙 조심스러운 상황이어서 딱히 말보다 경기로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상우의 첫 등판을 본 장 감독은 오히려 취재진에게 “좋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1년 가까운 공백 기간에 조상우가 살이 많이 빠졌다. 그런 부분이 공을 던지면서 좋은 쪽으로 작용할지 구위면에서 떨어질지는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구속에서는 (과거와)차이가 크지 않은 것 같다. 또 대만에서 훈련할 때 들었던 보고 내용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준비가 잘 돼 있다는 생각”이라고 호평했다. 조상우는 이날 21개의 공을 던졌는데 20개가 직구였다. 1개는 슬라이더였다. 장 감독은 “아무래도 직구를 테스트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이라며 “지난 두산전에서는 욕심이 과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은 가볍게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상수와 조상우 두 명을 더블 스토퍼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다만 가장 좋은 건 보직을 정해서 시즌을 맞이하는 것이다. 조금 더 고민하겠다”며 끝까지 경쟁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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