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최종훈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다.’

정말 몰랐을까, 아니면 아니라고 믿고 싶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연예인과 함께 대중을 기만하려 했을까. 클럽 ‘버닝썬’ 사건과 함께 일명 ‘승리 카톡방’ 사건이 불거지면서 승리(이승현.29), 정준영(30)은 물론 이들과 연관된 연예인들이 소환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소속사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의혹을 제기 받는 연예인의 소속사는 “본인 확인 결과”라는 말과 함께 의혹을 부정하는 공식입장을 내놓았지만 이어지는 수사와 보도를 통해 공식입장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는 버닝썬 폭력사건 초기 당시 승리와 침묵했고 이후 양현석 대표와 승리가 차례로 입장을 밝히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성접대 의혹 당시에는 “본인 확인 결과, 해당 기사는 조작된 문자 메시지로 구성됐으며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면서 “YG는 유지해 왔던 기조대로 가짜 뉴스를 비롯한 루머 확대 및 재생산 등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을 강조했지만 승리는 피의자로 전환돼 또다시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YG FNC
YG엔터테인먼트 로고(위), FNC엔터테인먼트 로고.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FT아일랜드 최종훈(29)과 씨엔블루 이종현(29)의 소속사인 FNC 엔터테인먼트(이하 FNC)의 경우는 더 심하다. FNC는 최종훈이 참고인 조사를 받고 나서야 정준영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뒤 지난 2016년 음주 운전으로 적발되었다가 경찰에 청탁해 사건이 보도되는 것을 막아달라고 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다시 논란이 일자 FNC는 본인 확인을 통해 음주 사실은 맞지만 언론사나 경찰을 통한 청탁은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SBS ‘8뉴스’를 통해 최종훈의 청탁 정황이 공개되며 최종훈과 FNC의 거짓말은 한시간만에 들통나게 됐다.

정준영 몰카 공유 카톡에 연루된 용준형(30)과 소속사 어라운드어스 역시 초기 의혹 제기 당시 “그 어떠한 불법 동영상 촬영 및 유포와 관련이 없다. 또한 용준형은 정준영의 불법 촬영 동영상이 공유됐던 그 어떤 채팅방에 있었던 적이 없다”며 강경하게 대응했지만 13일 참고인 조사 이후 입장을 180도 바꾸며 14일 그룹 하이라이트에 탈퇴를 선언했다.

이제 대중과 팬은 소속사의 공식입장을 믿어야 할지 의문이 생길 지경이다. 모두를 속이려는 연예인의 말만 믿은 소속사의 잘못인지, 아니면 소속사 역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연예인과 회사를 위해 함께 대중을 속이려고 한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고 있다. 물론 소속사에 입장에서는 일말의 억울함도 있을 수 있지만 그전에 자신들의 아티스트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향후 재발이나 개선의 의지가 있다면 문제가 된 연예기획사는 이에 대해서 아티스트가 소속사를 속였는지 아니면 같이 공모를 했는지 사실 관계를 밝혀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다.

이런 소속사의 행태에는 속보 경쟁에 빠진 언론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기에 이에 대한 자기 반성도 필요하다. 연예계 사건 사고를 경마식 중계·보도하면서 자연스럽게 소속사를 재촉하고 이런 말바꾸기에도 그 본질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 혹은 ‘승리 게이트’로 불리는 작금의 사태를 거치며 연예 기획사에 대한 믿음은 추락하고 있다. 현재 경찰 유착 의혹은 받고 있는 경찰은 경찰청장까지 적극적으로 나서며 떨어진 신뢰를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연예기획사는 자신들의 말바꾸기나 거짓된 입장에 대해 어떤 사과나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연예기획사는 스스로의 신뢰를 저버리고 있는 가운데 대중과 팬의 불신은 더욱 커지고 결국 그들의 말에 누구도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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