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컬스데이 "팀 킴 맹활약에 자극…2022 베이징은 꼭 간다"[단독인터뷰] (+SS영상)
    • 입력2019-03-08 06:00
    • 수정2019-03-0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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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팀
경기도청 여자컬링팀 신동호 감독, 설예지,설예은,김수지,엄민지,김은지(왼쪽부터)가 5일 의정부 컬링경기장에서 훈련 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의정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의정부=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팀 킴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랑스럽기도 하고, 독기도 생겼죠.”

한국 여자 컬링은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 신화를 작성한 경북체육회 ‘팀 킴(Team Kim)’을 통해 국민 스포츠 반열에 올랐다. 다만 국내에 컬링 열풍을 주도한 원조는 5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을 누빈 경기도청이다. 메달권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팀 킴이 그랬던 것처럼 빠른 손놀림으로 브룸(브러시)을 움직이고 멤버마다 각양각색 개성을 뽐내면서 이슈메이커가 됐다. 컬링과 당시 인기 걸그룹인 걸스데이를 합성한 ‘컬스데이’로 불리면서 올림픽을 뜨겁게 달궜다. 그해 세계선수권 4강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코치진 폭언 등 내홍을 겪으면서 선수들이 집단 사표를 내는 등 내홍을 겪었다. 논란이 된 코치는 영구제명됐고 선수들이 복귀했으나 상처의 흔적은 곳곳에 남았다. 올림픽 당시 스킵을 맡은 김지선의 임신과 일부 선수 부상으로 팀 구성도 어려워져 대표 선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보란듯이 컬스데이가 돌아왔다. 2015년부터 팀을 이끈 신동호 감독 체제에서 ‘소치 멤버’인 김은지와 엄민지가 중심이 돼 세대교체에 성공했다. 올림픽 당시 막내급이었던 김은지(29)가 스킵 5년차가 된 가운데 엄민지(28·서드) 김수지(26·세컨드) ‘쌍둥이 자매’ 설예은(23·리드), 설예지(23)가 조력자 구실을 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진천선수촌에서 끝난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일반부 결승에서 팀 킴을 꺾고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제 오는 7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되찾는 게 목표다. 지난 5일 의정부컬링장에서 만난 컬스데이는 “동계체전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더 인내하면서 국가대표에 도전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청 여자컬링팀

◇내공도, 믿음도 쌓이다…컬스데이식 부활법
신 감독과 선수 모두 팀 부활 비결에 “믿음”이라고 했다. 과거 지도자와 신뢰가 깨지면서 큰 시련을 겪은 터라 선수들은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에게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았다. 신 감독도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었다. 신 감독은 선수 사생활을 최대한 존중하면서도 오로지 컬링장에서 기본을 강조하고, 주요 판단은 선수에게 최대한 맡겼다고 한다. 신 감독은 “과거 (어두웠던 문화를)깨기는 쉽지 않았다”며 “달라진 건 소통 문화다. 선수들이 경험치가 쌓였기 때문에 모든 판단을 존중하고 믿음을 주려고 했다. 컬링 기본에 충실하고 중요한 루틴을 잡아주자는 생각이었다”고 강조했다. 김은지는 “감독께서 ‘믿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 시간이 가면서 진심이 느껴지더라. 우리도 다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진정한 ‘원 팀’으로 거듭난 건 지난해 9~11월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컬링투어에 참가하면서다. 9주 가까이 넉넉하게 일정을 잡고 3~4일 간격으로 대회에 출전했다고 한다. 김수지는 “컬링 인생에서 가장 힘든 여정이었다”고 웃었다. 엄민지는 “경기 횟수가 많으니까 이기는 경기 뿐 아니라 지는 경기도 늘어나게 된다. 멘털적으로 힘들더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올림픽을 경험한 선수들이 충분히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전까지) 자신이 없거나, 어린 선수들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건 결국 경기 경험이라고 봤다”며 “좋은 팀과 정신 없이 경기를 하니까 스스로 해결책이 쌓이더라. 그리고 하나의 팀이 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오전 전술미팅, 오후 실전훈련을 진행하는데 과거보다 미팅 시간이 줄었다고 한다. 그만큼 충분하 경기 경험을 통해 서로 공감하는 부분이 많이 생겼다. 눈빛만 봐도 ‘척척’이 됐다.

경기도청 여자컬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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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끼리 숨기는 거 없다…서운한 건 바로바로
단체 종목은 결국 분위기 싸움이다. 경기력의 보이지 않는 중요 요소다. 맏언니 김은지부터 막내 쌍둥이 자매까지, 서열을 두지 않고 ‘할 말은 한다’가 컬스데이만의 문화다. 나이로는 세 번째로 언니, 동생 사이에서 가교 구실을 해야 하는 김수지는 “은지 언니서부터 막내까지 숨기지 않고 서로 할 말은 다 한다. 참는 게 없다”고 웃더니 “언니들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줬기에 경기장에서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설예은은 “언니들과 성격이 비슷해서 코드가 잘 맞는다. 맛집 찾아다니는 취미도 비슷하다”며 “은지 언니가 맛집 찾는 도사”라고 치켜세웠다. 김은지는 “그냥 지역마다 다닐 때 맛집리스트를 쭉 놓고 골라다닌다”고 했다. 특히 ‘쌍둥이 자매’는 팀의 분위기 메이커다. 최근 온라인상에는 두 자매의 미모와 관련한 인터넷 기사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얘기에 김은지는 “예은이와 예지는 서로 자기가 예쁘다고 난리다. 둘이 닮았다고 하면 싫어하더라”며 웃었다. 그러자 쌍둥이 자매답게 동시에 “맞다”고 동시에 말하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둘 다 “예쁘다고 해주시는 데 안 좋아할 사람 있겠느냐”며 능청스럽게 말했다. 가족 스포츠인만큼 쌍둥이 자매간의 교감도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언니인 설예지는 “가족(설예은)이니까 아무래도 더 직설적으로 말할 수 있어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승했지만 ‘팀 킴’을 더 조명? “서운하지 않아요”
공교롭게도 이들의 동계체전 우승에도 지도자 논란을 딛고 복귀한 팀 킴의 준우승이 미디어와 팬의 주목을 받았다. 일부 네티즌은 “경기도청 선수들에게 너무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엄민지는 “당연히 팀 킴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잘했고, 유명하다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개의치 않아 했다. 김수지는 “우리도 나중에 똑같이 그런 상황을 만들어주면 되지 않겠느냐”며 당돌하게 웃었다.

컬스데이 모두 지난해 평창올림픽 때 강릉컬링센터에서 팀 킴의 경기를 관전했다고 한다. 김은지는 “나도 저기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속상했다”며 “팀 킴이 잘해서 자랑스럽기도 했지만 자극이 됐다”고 말했다. 7월 국가대표 선발전은 컬스데이의 경기도청, 팀 킴의 경북체육회, 송현고 출신이 모인 현 국가대표 춘천시청의 3파전으로 불린다. 김은지는 “한국 컬링 레벨 자체가 많이 올라갔다. 누가 대표가 되든 국제 경쟁력이 있다”며 “평창 대회를 관중석에서 보면서 2022 베이징엔 꼭 가겠다고 다짐했다. 동생들과 두 번째 올림픽을 꿈꾼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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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여자컬링팀


kyi0486@sportsseoul.com
영상취재 | 박경호기자 park5544@sportsseoul.com
영상편집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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