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유튜브 도전을 꿈꾼다면 이 남자의 성공을 눈여겨볼 만합니다. '애주가TV'를 운영하는 참PD(39·이세영)는 시작 1년 만에 중소기업 초봉을 다달이 버는 구독자 50만 유튜버가(3월 기준) 되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안주를 리뷰하는 참PD'라는 소개처럼 그의 채널에는 다양한 안주가 있습니다. 소 혓바닥, 군소, 병어회 같은 독특한 안주부터 2,900원 곱창, 1,760원 내장탕 같은 가성비 좋은 안주까지. 음주·안주 경력 19년차 참PD가 발굴한 안주와 솔직한 리뷰 덕에 전국의 녹진이들(구독자 애칭)은 즐거운 혼술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술과 안주, 그 단순한 조합으로 인기를 끌 수 있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전략적인 접근입니다. 유튜브 도전에 앞서 그는 채널의 구체적 방향을 잡는 데만 1년여의 시간을 투자했다고 합니다. 지겹도록 먹방과 리뷰 영상을 공부하며 각 장르의 장점을 취합해 70%의 설명에 10%의 먹방, 20%의 예능이라는 적절한 수치를 만들어낸 것이죠. 리뷰보다 재미있고 먹방보다 정보성 짙은 참PD만의 색을 만들었습니다.


중소기업의 제품을 주로 리뷰하는 것 또한 '애주가TV'의 특별한 점입니다. 그가 리뷰한 제품이 입소문을 타고 매출 1억원을 달성한 적도 있다고 하니 이쯤 되면 유튜브계의 백종원, 리뷰계의 '골목식당'이 아닐 수 없습니다.


본업과 유튜브를 겸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참PD. 수원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나 성공 비법과 건술 라이프에 대해 들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유튜버가 됐나요?


오랫동안 자영업을 하다 보니 삶이 무료하더라고요. 평소 먹방을 좋아하고 온라인으로 안주를 주문해 혼술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저처럼 혼술과 안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유튜버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죠. 기왕이면 마흔이 되기 전에 시작하고 싶어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쳤습니다.


Q 1년이면 꽤 긴 시간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준비했나요?


해외 먹방들과 테크 리뷰들을 보며 사람들이 왜 그 영상을 볼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제 채널의 구체적 방향을 만들었죠. 예를 들면 기존의 리뷰 채널들은 대상에 대해 깊게 파고들되 먹는 모습은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먹방에서는 제품의 정보나 맛에 대한 설명이 길지 않죠. 저는 리뷰를 하되 술과 함께 안주를 먹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디서 구매했고 얼마를 할인받았는지 등 상세한 정보를 공개합니다. 각 채널의 장점을 모아 제 채널을 봐야 하는 이유, 독창성을 만든 것이죠.

영상을 찍으면서는 '참참참(건배 구호)', '건술(건강하게 술마십시다)' 등과 같은 유행어를 만들고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했습니다. 구독자들이 음식보다는 저를 친근하게 느껴야 성장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거든요.


Q 유튜브 채널 개설 1년 만에 5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달성했습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솔직함입니다. 이건 반박 불가예요. 맛이 없으면 없다고 맛이 있으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PD를 따라 사 먹었더니 맛있더라", "그 채널에 꿀정보가 있다더라"하는 입소문이 났고요. 솔직함을 유지하지 못했더라면 이렇게까지 구독자가 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실제로 웹에 검색해보니 '참PD님을 따라 안주를 샀다'라는 글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책임을 느낍니다. 입맛이라는 것이 주관적인 거라지만 보편적인 기준이 있으니까요.

어떤 업체에서는 제가 리뷰한 제품이 하루 매출 1억원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도 기업에서 매출이 엄청나게 올랐다고 감사 연락이 왔었고요. 그만큼 많은 분이 제 리뷰를 보고 구매했다는 뜻이죠. 중소기업이 잘 돼서 좋지만 반대로 말을 잘 못 하면 중소기업에 타격이 갈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솔직함은 유지하되 표현을 주의하고 있습니다.


Q 중소기업의 제품 위주로 리뷰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중소기업 제품 중 정말 좋고 맛있는 제품이 많기 때문이죠. 그런데도 구매평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내가 리뷰를 해서 이걸 팔아주겠다'하는 마음은 아닙니다. 다만 온라인 마케팅을 이렇게 활용하면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중소기업에 알려주고 싶어요. 소비자들에게는 이렇게 좋은 중소기업 제품이 많다는 걸 알리고 싶고요. 물론 별로인 부분은 별로라고 냉정하게 이야기 하면서요.



Q 영상을 찍으며 술을 늘 곁들이시는데 건강은 괜찮나요?


오히려 술을 덜 마시게 됐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니 술자리가 잦았거든요. 와이프도 집에서 술을 마신다고 좋아합니다. 밖에서 마실 때는 연락이 잘 돼 걱정했는데 이젠 집에서 마시니 생사가 보여 좋다면서요. (하하)

매번 영상에 술을 마시는 장면이 있어 오해하시는데 한 병으로 영상 2~3편을 찍기 때문에 일주일에 3병을 넘기지 않습니다. 나름 운동도 하고 있어 크게 지장은 없습니다.


Q 드셨던 음식 중 가장 특이했던 안주와 맛있었던 안주는 무엇인가요?

대게와 장흥 관자가 맛있었습니다. 평소 해산물과 갑각류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 매일 먹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맛있더라고요.

가장 특이했던 음식은 홍어껍질묵이요. 보신 분들은 다 공감하실 텐데 처음 보는 음식이었고 배송 중 음식이 살짝 잘못돼서…. 저에겐 특이한 음식이자 워스트 음식이기도 하죠. 팬분들은 먹었을 때 괴로워하는 제 모습을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군소(민달팽이와 유사하게 생긴 바다 연체동물)도 입에 맞지 않았고 개복치는 참 독특했어요.


Q '궁금한 참PD'라는 카테고리로 특이한 안주들을 올리시는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나요?


평소에 서치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보통 영상을 기획하고 만드는 데 10시간가량 걸리는데 소재를 찾고 기획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하죠. 대기업 제품을 리뷰하면 신제품이 많아 편하겠지만 아시다시피 중소기업 제품을 주로 하니까요. 쉽진 않지만 새로운 것을 발굴했을 때 '어떻게 이런 걸 찾아낸 거야?' 하는 반응이 좋아요.


Q 참룡영화제, 참또(안주 나눔 추첨) 등 구독자 참여 콘텐츠도 많습니다.


빨리 성장한 만큼 녹진이들에 대한 감사함이 큽니다. 외주 광고를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는데 그 수익을 구독자분들께 돌려드리고 있어요. 기왕이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께 드리고 싶어 이런 기획을 준비했고요. 참또는 추첨을 통해 음식으로, 참룡영화제는 저를 가장 잘 흉내 낸 구독자를 투표로 선발해 상품권으로 돌려 드린 것이죠. 이렇게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콘텐츠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유튜브 수익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밝힐 순 없지만 월수입이 웬만한 중소기업 초봉 정도 됩니다. 너무 많이 들어오고 있죠. 유튜브 시작 6개월 차부터 수익이 나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편집자를 구했습니다.


Q 방송제의도 많이 들어올 것 같은데요.


여러 방송사에서 섭외가 들어왔어요. 일부는 진행한 것도 있고요. CF 섭외도 들어오는데 아직은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유명해지는 것이 불안하거든요. 지금 자영업을 운영 중이고 저에겐 책임져야 할 딸린 식구들이 있습니다. 본업을 잘 챙겨 그 식구들을 챙기는 게 우선이고요. 너무 방송 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어요. 제 가치관과 맞는 섭외가 들어온다면 할 테지만요.


Q 유튜브 활동을 취미로 못박는 이유가 있나요?


유튜브에 집중하게 되면 수익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구독자를 늘려야 합니다. 본업은 수익이 얼마가 나오든 10년 이상 꾸준히 한 제 노하우가 담긴 일입니다. 반면 유튜브에는 아직 1년밖에 발을 담그지 않은 새내기고요. 잘 된다고 올인할 생각이 아직은 없습니다. 다만 즐거우니 계속할 뿐이지요.


Q 참PD에게 '애주가TV'란?


제2의 인생이요. 평범하게 살던 사람이 마흔 전 유튜브라는 게 하고 싶어 도전했고, 나름의 성공을 거뒀습니다. 사람이 보통 일을 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변하게 되잖아요. 전혀 다른 분야에 저의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도입하니 잘 되더라. 이 부분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100세 시대에 건전하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취미를 갖게 됐다는 점도 뿌듯하고요. 제가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될 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Q 녹진이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이 있다면?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건술! 건강과 술이 거리가 먼 단어처럼 느껴질지 몰라도 적당한 음주는 정신건강에 좋으니까요. 또 우리 녹진이들은 술자리에서 술꼰대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술에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니 술 조절을 잘하는 문화시민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늘 건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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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ㅣ 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유튜브 '애주가TV' 캡쳐, 참PD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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