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의욕제로 형 때문에 속 터지는 동생의 사연이 '안녕하세요' 최고 고민에 등극했다.


4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서는 개그맨 김수용, 가수 홍진영, 빅스(VIXX) 라비, 그룹 (여자)아이들의 우기와 민니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영자는 오프닝 때부터 홍진영보다 언니 홍선영에 남다른 호감을 드러냈다. "이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먹을 자격이 있다"며 이영자표 극찬을 보내는가 하면 "함께 1박 2일로 엠티가고 싶다"면서 친근한 사심을 전했다. 이에 신동엽은 "두 분이 함께하면 재밌겠다"고 운을 뗐고 이영자는 "제작비는 신동엽씨가 내는 거냐. 또 빚지겠다"고 맞받아쳤다.


서로 달라도 너무 다른 김수용과 홍진영. 독보적인 '우울' 개그코드의 '수드래곤' 김수용과 항상 밝은 에너지로 가득 찬 '흥부자' 홍진영의 극과 극 모순케미 맞대결을 펼쳤다. 홍진영은 밝은 대화를 시도했지만 한결같이 우울하게 답하는 김수용에 신동엽은 "내가 다 답답하다"며 분노했다.


아이돌계의 '저작권 부자' 빅스의 라비는 스웩 넘치는 신곡 퍼포먼스를 펼치던 도중 그만 손에 차고 있던 액세서리가 공중으로 날아가 민니 앞에 떨어지는 해프닝이 발생, 김태균은 "프로포즈하는 줄 알았다"고 표현해 폭풍 웃음을 자아냈다. 다국적 걸그룹 '(여자)아이들'의 멤버인 우기와 민니는 각각 베이징과 방콕 출신임에도 유창한 한국말로 한 번, 매혹적인 '세뇨리따(Senorita)'무대로 또 한번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제발 좀 나가'라는 사연은 8년 동안 제대로 된 직업을 가져본 적 없는 의욕제로 형 때문에 속 터지는 1살 터울 동생이 신청한 내용이었다. 고민주인공에 따르면 형은 어떤 일이든 짧게는 3일정도, 길면 3개월 일하고는 조금이라도 일이 힘들면 자신과 안맞는 것 같다면서 바로 그만둬 버린다고 하소연했다. 김수용마저도 "24시간 중 14시간을 잔다"는 형 이야기에 "신생아도 아니고"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형제를 홀로 키운 어머니가 매번 장남이라며 감싸줬던 탓에 형의 자립이 더 늦어지고 있었던 것. 동생은 "형이 집 밖을 안 나간 적이 2년"이라며 "매일 게임만 한다. 게임 현질만 250만 원"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기기도 했다. 실제로 만난 형은 현재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놀고 자는 거에만 관심을 가져 출연진들을 한숨쉬게 만들었다. 또 어머니는 "자식이니까"란 이유로 끊임없이 아들을 감싸기만 해 눈길을 끌었다.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사연에 깊이 몰입하던 김태균은 "4남매를 어머니 혼자 키우셨다. 저희 형하고 비슷하다"면서 "5년 전에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형은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56세인데 편의점에서 알바하고 제가 챙기고 있다. 어머니가 없는 세상에서 형은 동생이 챙길 수밖에 없는 짐이 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아픈 가족사를 처음으로 방송에 공개했다.


그러나 이러한 김태균의 간곡한 조언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장남의 뒷바라지를 계속하겠다고 밝혀 김태균을 비롯한 출연진 전원을 멘붕에 빠뜨렸다. 하지만 어머니 역시 새어머니에게서 자라 같은 아픔을 자식들에게 주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유독 자식들을 감싼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안겼다.


'무서운 여자들'이라는 사연은 제목 그대로 누나만 넷인 12살 막내 남동생의 사연이었다. 고민주인공은 등장할 때 부터 (여자)아이들 우기와 민니가 손을 잡아주려하자 이를 피할 정도로 지긋지긋한 '누나 알러지'에 걸린듯한 모습을 엿보였다.


이어 어릴 때는 막내로 예쁨 받았는데 요즘 들어 누나들이 밤 늦게 무거운 마트 심부름을 시키고 "내 방에 와서 불 좀 끄고 가"라는 형제, 남매들 사이에 으레 있기 마련인 귀여운 갑질을 폭로해 또 한번 웃음을 불렀다. 12살답게 거침없이 솔직한 고민주인공의 모습에 녹화 현장에서는 "귀여워"라는 반응이 쏟아졌고 출연자들의 미소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5남매가 서로 도와가며 살아왔던 숨겨진 이야기가 공개되면서 출연진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큰 누나가 결혼한 뒤, 자신의 꿈도 포기한 채 타지로 취업을 나가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스물 한살 둘째 누나부터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스무살 셋째 누나, 열 여덟살 넷째 누나까지.


남매끼리 홀로서기를 해야 했던 이유는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마저 연락이 끊겨 3년 전부터 남매끼리 생활해야 했다. 21살에 가장이 된 둘째는 동생들의 생활비를 모두 책임지고 있었다. 누나는 "대학교 유아교육과를 가고 싶었지만 아이들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중학생 때부터 알바를 했다. 가족들 생각하며 버텼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를 듣던 막내 동생도 꿈을 포기한 누나의 모습에 눈물을 보였다.



이날 마지막으로 소개된 '잠 못드는 고민'은 시도때도 없이 노래를 불러대는 큰 딸 때문에 괴로운 어머니가 보내온 사연이다. 고민주인공에 따르면 아침이면 요상한 소리를 내며 가족들을 깨우고, 한밤중에도 소리를 질러대는 통에 이웃주민들로부터 불만이 폭주한다고 하소연했다.


더 큰 문제는 큰 딸의 말 한마디면 가족 전체가 긴장하고 본인 뜻대로 안되면 소심한 복수를 하는데 심지어 경찰까지 출동한 적이 있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가수의 꿈을 꾸고 있다는 딸이 무반주 속에 노래를 불렀다. 하지만 이보다 엄마의 무대가 더욱 눈길을 끌었다. 폭풍같이 몰아친 고민주인공의 무대가 끝나자 홍진영은 "보이스가 진짜 독특하신 것 같다. 이런 목소리가 나오기 진짜 힘들다"며 감탄했고 김태균은 "트로트계의 서문탁"이라고 까지 극찬했다.


사연 말미 갑자기 눈물을 쏟아낸 우기는 "저랑 똑같아요"라면서 한국말로 또박또박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그는 "서로 얘기하고 풀렸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해주는 말이잖아요. 결국엔 이해하게 돼요"라며 항상 밝고 유쾌한 베이징 소녀 우기에게 숨겨져 있던 가슴 아픈 사연에 보는 이들 마져 뭉클하게 만들었다.


한편, '안녕하세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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