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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옌볜FC 신임 감독이 21일 울산 현대호텔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한 뒤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울산 | 김현기기자

[울산=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다양한 문화와 축구, 사람들이 기대된다. 기쁘게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

기온이 상승하며 봄이 오고 있다. 여기, 축구 인생의 새 봄을 준비하는 지도자가 하나 있다. 황·선·홍, 한국 축구사에 빼놓을 수 없는 스트라이커이자 감독인 그는 2019년 3월부터 새 도전을 시작한다. 조선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중국 2부리그(갑급) 연변FC의 지휘봉을 잡아 자신과 연변의 또 다른 스토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의 화려한 축구 인생을 생각하면 연변행이 의외일 수 있지만 그는 “난 젊다. 이런 경험 언젠가 하고 싶었다. 출발선에 있다”며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해외팀 감독 생활을 통해 자신의 축구인생 새 막을 앞둔 황 감독을 지난 21일 연변FC 전훈지 울산에서 만났다. 그는 “항상 잘해주고 싶어하는 연변 구단 분들이나 팬들의 열정을 본다. 그래서 책임감 갖고 나도 잘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연변을 선택한 이유와 과정이 당연히 궁금하다

FC서울 관두고 쉬고 싶어서 쉬고 있었다. K리그보다는 외국 쪽을 염두에 뒀다. 내가 K리그를 10년 했다. 다른 경험하고 싶다는 말을 에이전트에게도 했다. 몇 팀에서 얘기가 있었다. (중국)2부 다른 팀, 일본팀이 있었다. 사실 다른 팀보다는 연변이 내가 가서 적응하기도 낫고 (전임)박태하 감독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다른 2부팀보다 연변이 낫다고 봐서 선택했다. 처음엔 올 생각이 없었다. 구단에서 “기다릴테니 한 번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 연변은 당장 슈퍼리그 올라갈 생각보다는 유스를 잘 만들고 다져서 올라가려고 한다. 1군 뿐 아니라 전체적인 시스템을 같이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 나도 좋다”고 했다.

-팀이 3부로 갈 뻔했고, 박태하 감독 그림자도 너무 짙은데. 주변의 만류도 있었을 것 같고.

많이 말렸다. 오히려 박 감독이 있었기 때문에, 구단 분들, 팬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른 팀은 문화도 변수다. 선택했다가 큰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연변이어서 가게 됐다. 여러가지 열악한 것은 있지만 난 잘 선택했다고 본다.

-연변에 실제로 가서 보니 어땠나. 다른 곳에서 전지훈련을 계속 해왔지만.

연변이라는 도시는 내 생각보다는 훨씬 낫더라. 난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곳인데 가서 보니까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이 좋고, 생각들이 순수하고, 팀의 의지도 보였다. 내가 와서 느낀 건데 선수들은 열심히 한다. 당장 슈퍼리그 올라가기는 무리가 있겠구나란 생각은 들었다. 잘 만들어야겠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나 팬들이 관심 많이 갖고 있다. 잘해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있다. 오히려 내가 고맙고, 열심히 해서 팬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많다. 선수들도 순수하다. 책임감 갖고 해야할 것 같다.

-선수들은 어떤가. 이제 2부리그도 만만치 않은 곳이 중국이다.

교포 위주에 한족이 10%다. 외국인이 아프리카 선수가 하나 있다. 중국 2부리그는 3명 보유에 두 명 뛸 수 있는데 둘을 더 계약하려고 한다.

-연변에서 최근 중국 국가대표로 거듭난 선수들이 있다. 그렇다면 지금 멤버들도 잠재력이 있다는 뜻인데.

어린 선수들, 1군과 2군에 18~19살 선수들이 있고 바로 위의 연령대 선수들이 좀 없다. 그리고 20대 중·후반 등이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있다. 흥미롭고, 잘 키워보자는 생각도 든다. 35명 이상씩 데리고 다닌다. 18~19살도 훈련하고 있다. 2군도 경주에 20명 가까이 있다. 많이 데려와서 호기심 갖고 보고 있다. 구단에서 어린 선수 육성을 원한다. 관심 갖고 본다.

-구단 훈련장 등은 괜찮나.

연변 안 가봐서 모르겠는데, 운동장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계속 나와서 3차례 하고 있다. 태국 촌부리, 중국 하이난, 그리고 울산에 왔다. 동계훈련 장소 등은 만족스럽다.

-연변 와서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가르치고 강조하고 있나.

상당히 기본적인 것을 얘기하고 있다. 고급적인 것보다는, 완벽히 자리를 잡은 게 아니어서, 완벽히 파악하기도 미흡한 점이 있다. 1군에겐 기본 틀을 많이 얘기하고 있다.

-개막 스케줄 등이 궁금하다. 초반엔 추운 날씨 때문에 원정을 다닐 것 같다.

그걸 말씀 많이 하신다. 원정이 멀고, 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땅도 크고 그러니까 그런 경험이 난 아직 젊으니까 다양한 문화나 축구, 사람들을 경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쁘게 받아들일 생각이 있다.

-첫 해 목표는 정했나. 2015년 박 감독처럼 바로 승격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첫 번째는 슈퍼리그 올라가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구단에선 박 감독 시절 슈퍼리그 올라갔을 때 준비가 안 된 상태여서 올라가도 어려웠다는 얘길 한다. 시간이 걸려도 유스나 팀 내부적으로 다져서 올라가자는 생각이다. 2년 계약인데 2년 안에 슈퍼리그 가는 것은 어려운 목표가 될 수 있다. 기반을 다져서 3~4년 안엔 올라가야하지 않겠나라고 본다. 중국 2부리그엔 외국인 감독이 많고, 경쟁력이 더 있다. 좋은 용병도 2부에서 많이 쓰고 있다. 광저우 헝다에서 뛰던 무리키가 이번에 보니 스좌장 융창에 있더라. 결국 우리 만의 독특한 축구를 만들어야 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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