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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환이 21일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본지와 만나 인터뷰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 | 정다워기자

[부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김문환(24·부산)의 시선은 다음 월드컵을 향한다.

축구대표팀 사이드백 김문환은 벤투 감독 체제에서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하고 있다. 당장의 주전은 아홉 살 많은 중앙대 대선배 이용(전북)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김문환에게도 기회는 충분히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이용은 1986년생으로 월드컵이 열리는 3년 후에는 우리나이로 37세가 된다. 활동량이 많은 풀백이라 그때까지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김문환은 지난 아시안컵 중국전에서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이용 대신 선발로 나서 맹활약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21일 소속팀 부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김문환은 “용이형은 나보다 훨씬 좋은 선수다. 완성형 풀백이라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형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도 “그래도 3년 후엔 나도 더 좋은 선수가 돼 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렇게 돼야 한다. 지금보다 많이 성장해 다음 월드컵에서는 주전으로 뛰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지난 6개월간 김문환은 많은 일을 겪었다. 지난해 8~9월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다. 이어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의 선택을 받아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스타가 됐다. 연말에는 K리그2 베스트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겹경사가 겹친 시기였다. 아픔도 겪었다. 12월엔 승강플레이오프서 패해 그토록 염원하던 K리그1 승격에 실패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는 실패를 맛봤다. 김문환은 “생각해보면 정말 굴곡이 심했다. 좋은 일을 두 번 경험하고 아픔을 두 번 연속으로 맛봤다. 승강 플레이오프 땐 정말 많이 울기도 했다”라며 “좋게 생각하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다른 선수들에겐 쉽게 일어나지 않는 일이 정말 짧은 시간에 많이 일어났으니 배운 것도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시 울기는 싫다. 이제는 기쁨의 눈물만 흘리고 싶다”며 웃었다.

김문환은 사이드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대학 때까지는 공격수로 뛰었다. 부산에 입단한 이후 수비수로 변신했다. 처음에는 낯선 옷이었지만 점점 측면 수비수에 적응하고 있다. 김문환은 “이제는 사이드백이 더 좋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적응을 다 했다. 뛰어보니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 대표팀에 간 것도 포지션을 바꿨기 때문”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스로 부족함도 느낀다.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그래도 수비력은 보완해야 한다. 올해에는 그 부분에 주안점을 두려고 한다. 공격수 출신이라 공격적인 면에서는 지적을 잘 받지 않는데 수비에서는 부족함을 느낀다”고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문환은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복수의 K리그1 클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김문환은 K리그에서 찾기 힘든 유능한 사이드백인데다 스타성도 있다. 김문환이 원한다면 더 큰 무대, 더 큰 클럽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수 있었다. 그러나 김문환은 부산 잔류를 선택했다. 팀을 먼저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표팀에서 큰 팀, 큰 무대에서 뛰는 다른 선수들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의 승격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를 키워준 부산과 함께 1부 리그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올해에는 반드시 승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팀으로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3월2일이면 K리그2도 개막하는데 부산에 다시 축구 열풍이 불었으면 좋겠다.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 팬에게 더 가까이 가고 싶다.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기 위해서라도 더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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