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효정 인턴기자]방탄소년단(BTS)의 완판 신화가 새로이 쓰였다. 이런 BTS의 영향력에는 아미(ARMY·BTS 팬덤)의 사랑과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일 BTS 멤버 정국이 공식 팬카페에 "섬유유연제 '다우니 어도러블'을 쓰고 있다"는 말을 남기면서 그 후폭풍은 굉장했다. 세계적인 팬덤을 자랑하는 정국의 섬유유연제 발언으로 해당 제품이 품절에 이르렀다. 심지어 BTS는 해당 제품의 광고모델도 아니었다.


'다우니 어도러블' 사태를 만든 BTS는 지난해 라인프렌즈와의 컬래버레이션 굿즈를 2시간 만에 완판한 적도 있다. 지난달 24일 방탄소년단과 라인프렌즈가 진행했던 한국, 대만, 일본, 미국을 대상으로 한 'BT21 페스티벌' 기념 감사제에서 일부 품목이 판매 시작 2시간도 되지 않아 매진됐다.


어떻게 방탄소년단과 관련된 제품은 매번 완판되는 걸까.


◇내 사랑이 방탄소년단에게 닿기를...


스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는 아미의 열정이 BTS와 관련된 제품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BTS의 팬덤은 국내 최고 규모이기에 구매력, 파급력 모두 국내 최고가 될 수밖에 없다. 이미 BTS의 전 세계적인 그룹이 됐고 그들의 인기와 영향력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BTS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수는 1800만 명에 이르고, SNS 글에 눌리는 '좋아요' 수는 평균 100만을 넘는다. BTS의 'DNA'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약 6억 1920만으로 케이팝 그룹 최고 조회수를 기록했다.


영향력이 큰 만큼 BTS와 아미의 서로에 대한 사랑도 어마무시하다. BTS가 모든 시상식과 인터뷰에서 아미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언급하기에 아미의 BTS에 대한 사랑도 더욱 깊어진다.


◇방탄소년단과 같은 향기를 공유하고 싶어!


세계적인 스타 정국과 같은 향을 공유하고 싶은 다수의 아미가 생기면서 '다우니 어도러블'이라는 키워드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팬뿐 아니라 덩달아 일반인의 소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섬유유연제가 인기 있나 보네"라며 구매한 것이다.


어떤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소비에 영향을 주는 것을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라고 한다. 이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품질보다는 더 유명한 사람이, 더 많은 사람이 사용할수록 그 영향력은 더 커진다는 의미를 지녔다. '네트워크 효과'는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와 '스노브 효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이번 현상은 전자에 해당한다.


'밴드왜건 효과'는 서부개척 시대의 역마차 밴드왜건에서 유래한 말이다. 긴 행렬을 이끄는 악대차인 밴드왜건이 연주하며 지나가면, 많은 사람이 뒤따르면서 군중이 불어나는 것에 비유해 이름이 붙여졌다. '남이 하니 나도 한다'는 식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우리 속담과도 뜻이 비슷하다.



기분도 좋고 내 새끼도 보고 일석이조


최근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소비를 하는 '감정소비'라는 소비 트렌드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아미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벼룩시장 구인구직'이 성인 남녀 109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은 ‘감정소비를 해 본 적이 있다’(93.8%)고 답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소비를 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정소비에 대한 대중들의 과거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으로 전환됐다. 감정소비에 대해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 같다'(59.1%), '나를 위한 투자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23.2%)고 답하며 감정소비에 공감하는 견해을 드러냈다.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와 관련된 소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만족감, 심리적인 안정감을 얻는다. 과거 연예인을 따라 하는 소비에 "어차피 필요한 거라면 내 스타가 사용하는, 내 스타가 좋아하는 제품을 구매해야지"라는 생각에 그쳤다면, 이제는 "필요 없어도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라는 심리로 바뀌고 있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소비가 아니더라도 '나를 위한 소비'이기에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chohyojeong@sportsseoul.com


사진 | 최승섭 김도훈 조효정기자 thunder@sportsseoul.com, BTS트위터,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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