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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진욱기자] 한국 게임산업의 신화 넥슨의 매각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게임업계에서는 향후 이 여파가 어떻게 미칠 것인지에 대해 ‘갑론을박’ 중이다.

넥슨의 지주사 NXC의 김정주 대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넥슨 지주사 NXC 지분과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지난 4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습니다”라며 사실상 매각을 포함한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다양한 관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장 먼저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것은 한국에서 성장한 대표 게임 기업이 국외 자본에 매각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다.

온라인게임 종주국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을 해왔고 세계 최대 게임 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게임산업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 한국 게임산업이 중국이나 미국에 지배당할 수 있다는 걱정어린 목소리다.

여기에 성장성을 중시하는 사업을 해온 김정주 대표가 게임산업의 저성장과 정부의 규제를 바라보며 게임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봤기 때문이라며,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가 암울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더해졌다.

김정주 1
김정주 NXC 대표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정주 대표의 넥슨 매각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다.

게임업계에서 20년 이상 종사해오며 게임사 대표직을 맡고 있는 한 대표는 “사업가적인 감각이 발달한 김정주 대표의 성향상 매각을 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 넥슨을 매각하기 좋은 시기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게임 산업 자체가 글로벌화된 상황이고 이미 넥슨도 일본 자스닥 시장에 상장을 한 기업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넥슨 매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국내 최초 게임관련 국가 기관인 한국게임산업개발원 초대 원장을 지낸 김동현 박사는 “넥슨의 종사자들이 국내와 일본을 비롯해 해외에 있고 근본적인 변화가 없다. 그런데 만약 텐센트나 EA에서 넥슨을 M&A한다면 10조원에 이르는 가치가 NXC를 통해 국내에 들어오게 된다. 사실상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자본이 확보되는 것”이라며 “이미 넥슨은 일본에 상장한 일본 회사나 다름없다. 텐센트가 가져간다면 일본 기업이 중국 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정현 게임학회장은 넥슨과 중국 게임사업의 현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고 중국 텐센트가 가장 강력한 인수권자가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위 회장은 “넥슨의 매출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던전앤파이터’를 텐센트가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세월 동안은 텐센트가 중국 정부와의 강력한 ‘꽌시’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퍼블리셔 역할을 해 주어 게임 서비스에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텐센트가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 타겟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던전앤파이터도 향후를 기약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서비스 중단이나 콘텐츠 수정 요구가 발생하면 매출의 절반이 날아갈 수도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기반으로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로 매년 한국에 2조원에 가까운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번 기회에 넥슨을 인수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로열티를 내재화하고 중국 정부로부터 견제를 조금이라도 덜 받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텐센트라는 기업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중국 국내 게임시장이 정체된다면 해외 시장을 돌파해야 하고 해외시장 중에서는 ARPU(유저 일인당 결재금액)가 높은 일본과 한국 시장이 중요하다. 여기서 한국과 일본에 게임 개발과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넥슨은 가치가 있다”고 분석하며 넥슨의 인수자로 텐센트가 나설 것임을 기정 사실화했다.

위 회장은 “넥슨 매각에 대한 국내 여론의 추이를 살필 것이다. 최악의 경우 한국의 게임산업을 외국(중국)에 팔아넘겼다는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텐센트가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넥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는 홍콩이나 미국의 사모펀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텐센트가 배후에 존재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jwki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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