팰리세이드 주행사진1
‘팰리세이드’  제공 | 현대차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모델 ‘팰리세이드’가 베일을 벗었다.

국내 대형 SUV 시장의 좁은 선택지를 고려하면, 등장 자체만으로도 주목을 받기 충분하다. 더욱이 가격대까지 최고급 트림 기준으로 5000만원대 미만으로 묶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SUV의 인기는 국내에 국한된 것이 아닌 세계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현상이다. 소형에서 중형까지 SUV 모델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대형 SUV의 출시는 SUV 모델 투입이 절실했다. 현대차는 속도를 냈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팰리세이드를 시장에 내놓았다. 새로운 대형 SUV에 목 말랐던 소비자는 사전계약 2만대 이상이라는 기록으로 반응했다. 그렇다면 펠리세이드에게는 꽃길만 남았을까. 눈발이 날리던 12월 초, 팰리세이드 운전석에 앉았다.

◇당당한 외관, 그릴은 호불호 갈릴 듯

팰리세이드의 외관은 당당하다. 전장은 4980㎜, 전폭과 전고는 각각 1975㎜, 1750㎜이며, 축거는 2900㎜이다. 경쟁 모델에 꼽히는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과 비교해 전장·전폭은 각각 130㎜·15㎜ 길고 전고는 75㎜ 낮다. 실내 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되는 축거의 경우 35㎜ 더 길다. 동급 최대 수준이다.

그물망(매쉬) 모양의 대형 캐스케이딩 그릴의 전면부의 인상을 좌지우지한다. 테두리를 두껍게 처리해 힘을 강조했다. 최근 현대차가 선보이는 신차에 적용되는 분리형 헤드램프와 짝을 맞춘 수직으로 처리된 주간주행등이 특징이다. 강인함과 세련된 이미지를 동시에 추구하려는 의도가 읽히지만, 이 두 방향성이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아니다. 그릴의 존재감을 너무 부각시킨 탓으로 보인다. 볼륨감을 살린 휠아치, 전면부와 통일성을 강조한 리어램프로 후면부를 마무리했다.

실내 마감재 마무리는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다만 마감재 품질은 플래그십 SUV라는 위치를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 수평 구조를 바탕으로 시원스러운 개방감을 갖췄다. 일부 전기차 모델에 적용되던 전자식 변속 버튼이 눈길을 끈다. 2열 레그룸은 최대 1077㎜을 확보했다. 관심을 끈 3열은 후방 10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다. 3열 헤드룸은 2~3개 수준의 공간을 확보했다. 3열 공간에 전반적으로 공을 들였다는 인상을 준다.

◇2.2 디젤 엔진, 힘은 부족하지 않을까?

팰리세이드는 2.2 디젤 엔진과 3.8 가솔린 엔진 모델로 나뉜다. 시승을 한 디젤 2.2 모델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m의 동력 성능을 갖췄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2.6㎞/ℓ 수준이다. 제원상 수치는 충분하다. 하지만 2.2 디젤 모델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실제 경험한 2.2 디젤 모델의 힘은 부족함이 없었다. 중저속에서부터 부드럽게 힘을 끌어올린다. 중고속 구간에서도 힘을 잃지 않는다.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이 잘 맞는다. 스티어링 휠의 움직임도 헐겁지 않고 짜임새가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날렵함 대신 안정에 초점을 맞춘 세팅이라는 느낌을 준다. 실내 소음의 경우 무난한 수준이다.

짧은 오프로드 코스를 경험했다.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길 위에서 팰리세이드에 적용된 ‘험로 주행 모드’는 빛을 발한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효과적으로 받아안으면서도 원하는 지점에서 적절하게 힘을 실어준다. 저절로 자신감을 솟아난다. 실제 연비는 10㎞/ℓ를 약간 웃돌았다.

◇패밀리 SUV이라는 매력

팰리세이드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는 누구일까. 누구나 손쉽게 예상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이같은 면을 충분히 고려했다. 3열 탑승을 원활하게 해주기 위한 2열 좌석에 적용된 ‘스마트 원터치 워크인 앤 폴딩 버튼’, 2열 뒤 1297ℓ 달하는 트렁크 용량, 승객 하차시 후측방 접근 차량과의 충돌사고를 예방해주는 ‘안전 하차 보조’와 ‘후석 승객 알림’ 등이 적용했다.

특히 운전자와 후석 동승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후석 대화모드’와 후석에서 잠든 승객을 배려해 간단한 조작으로 후석 스피커의 사운드를 줄여주는 ‘후석 취침모드’, 공조기의 바람이 직접 승객에게 가지 않도록 조절 가능한 ‘확산형 천장 송풍구’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어린아이를 포함해 누군가를 태우고 이동해야 하는 운전자의 마음을 읽었다는 점, 팰리세이드의 최대 장점이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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