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근
넥센 이보근이 30일 고척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 8회 마운드에서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연속 KKK로 이닝을 매조지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18.10.30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장기전을 각오했다. 어쩌면 둘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넥센이 내부 FA(프리에이전트) 이보근(32), 김민성(30)과 협상을 이어가며 기존 방침과 전략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둘 다 팀에 필요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다. 2019시즌 정상을 바라보기 위해선 전력 유지는 필수다. 이보근은 수 년 동안 넥센 필승조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리그 전체가 투수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이보근과 같은 베테랑 투수는 가치가 높다. 불펜진 전체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민성도 2012시즌부터 넥센의 주전 3루수로 자리매김하며 공수에서 핵심 구실을 했다. 다만 2018시즌 잔부상에 시달렸고 그사이 신예 내야수들이 부쩍 성장했다.

현재 넥센은 이보근, 김민성의 에이전트와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17일 “지금까지 에이전트와 두 번 정도 만났다. 전화로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며 “오는 19일 김민성 에이전트와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이전에는 선수와 직접 협상을 했는데 아무래도 에이전트를 거치게 되니까 시간이 지체되는 부분은 있다. 에이전트 입장에서도 우리 구단 뿐이 아닌 다른 구단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니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협상이 완료될 때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이듬해까지도 보고 있다”고 장기전을 전망했다. 덧붙여 고 단장은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세운 방침과 전략대로 갈 것이다. 내부적으로 두 FA에 대한 우선순위와 적정금액도 정해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성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4차전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소화하고있다. 2018.10.23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보근과 김민성의 최종 제시액이 넥센이 산정한 금액을 초과할 경우 넥센은 둘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 넥센은 불펜진보다는 내야진에 여유가 있다. 2018시즌 넥센은 불펜진 방어율 5.67로 이 부문 최하위에 자리했다. 포스트시즌서 안우진이 맹활약했고 기존 필승조가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으나 가용자원이 풍부한 편은 아니다. 감독들은 144경기 정규시즌을 완주하기 위해선 투수 20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선발투수를 7~8명으로 가정하면 불펜투수가 12~13명은 있어야 한다. 넥센은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부터 2차 2라운드까지 나란히 불펜투수를 선택했다. 셋 다 즉시전력감으로 판단했는데 그래도 신인을 상수로 두기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2차 1라운드서 지명한 해외파 윤정현의 경우 실전에 앞서 재활과 보강 훈련이 필요한 상태다.

반면 내야진은 1루수와 유격수 자리에 박병호와 김하성 국가대표 두 명이 버티고 있다. 2018시즌 부상으로 수비에 나서지 못했던 서건창도 2019시즌 2루수 복귀를 바라본다. 2018시즌 서건창의 공백을 메운 김혜성과 빼어난 타격을 증명한 송성문은 2루와 3루를 두루 소화할 수 있다. 계약규모가 가장 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이보근과 김민성 중 한 명만 선택해야 한다면 이보근 쪽으로 무게가 기운다.

넥센은 겨울 이별에 익숙하다. FA가 된 선수들 대부분이 팀을 떠났다. 넥센이 기존 방침에 변화를 꾀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집도끼를 모두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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