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BO 시상식, 롯데 오현택 홀드상 수상
2018 KBO 시상식이 19일 서울 르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렸다. KBO리그 투수 부문 홀드상을 받은 롯데 오현택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2018. 11. 19.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FA보상선수와 2차 드래프트선수의 영양가는?’

2018 KBO 프로야구에서도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긴 선수들의 상당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굴러온 복덩이 역할을 했다. 반면 대형 FA의 보상선수로 팀을 옮긴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임팩트는 적었다. FA 보상선수는 20인 보호선수 외에서, 2차 드래프트는 40인 보호선수 밖에서 지명하게 된다. 보호선수 순위 및 단순 몸값으로 보면 FA 보상선수의 활약이 우위에 있어야 하지만 실제 성적과는 거리가 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지난해 11월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는 26명의 선수가 둥지를 옮겼다. 두산에서 3라운드 지명으로 롯데로 둥지를 옮긴 잠수함 투수 오현택은 64경기에서 방어율 3.76에 3승2패25홀드로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KIA에서 롯데로 이적한 고효준 역시 2승3패7홀드로 쏠쏠한 활약을 했다. 2라운드 지명으로 넥센에서 KT로 옮긴 좌완투수 금민철은 선발의 한축을 담당하며 방어율 5.41에 8승12패를 올렸다. 156.1이닝이나 소화하며 이닝이터 구실도 수행했다. 베테랑 포수 허도환도 3라운드로 한화에서 SK로 옮겼는데 포스트시즌에서 알토란 활약을 하며 우승에 큰 보탬이 됐다. 2차 드래프트는 1라운드 지명 선수는 3억, 2라운드는 2억, 3라운드는 1억원을 원소속구단에 지불하게 된다.

반면 FA 보상선수의 활약은 미미하다. 지난해 민병헌의 보상선수로 롯데에서 두산으로 옮긴 백민기는 23경기 34타석에서 타율 0.222에 머물렀다. 강민호의 보상선수로 삼성에서 롯데로 옮긴 포수 나원탁도 20경기 24타석에서 타율 0.125만을 기록하고 주로 2군에 머물렀다. 지난해로 확대하면 KIA에서 FA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옮긴 강한울이 반짝 활약을 하기도 했지만 올시즌엔 타율 0.259로 부진했다.

[포토]임기영, 정면승부!
KIA 선발 임기영이 20일 광주 NC전에 선발출전해 투구하고 있다. 2018. 9. 20 광주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가장 큰 차이는 보호선수를 짤 때 맞춤형으로 하느냐, 전방위 보호를 하느냐에서 나온다. FA계약 후 보상선수 지명을 위한 20인 보호선수명단을 제출할 때는 FA 원소속팀의 전력 특성에 맞춰 20인 보호선수를 구성하게 된다. 예를 들면 상대가 야수는 강하고 투수력은 약하다면 투수쪽에 보호선수를 많이 묶게 된다. 야수쪽 보호막이 헐거워지지만 상대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 예상되기에 가능한 방법이다.

반면 2차 드래프트는 모든 구단이 서로가 대상이 된다. 투수, 야수 어느 한 쪽을 커버하기 힘들다. 40인 보호가 많아 보이지만 1군 주전급 선수와 미래의 유망주들을 모두 보호하기엔 부족하다. 그래서 비교적 나이가 많은 중견 이상 베테랑들이 보호선수 밖으로 풀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선수들은 상대팀들 입장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하기 좋다.

물론 FA 보상선수의 가치도 크다. 보호선수 20명은 더욱 좁아지기 때문에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팀은 유망주를 다 묶을 수가 없다. 지난해 LG에서 두산으로 옮긴 유재유(2016 2차 1번 지명)같은 경우가 이런 부류에 속한다. 포수 나원탁도 2017년 삼성의 2차2번 지명선수였다. 당장 활약은 미미해도 신인드래프트 상위 순번 지명선수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 2014년말 송은범의 보상선수로 KIA로 이적한 임기영의 경우 선발 한축을 담당하는 선수로 성장했다.

FA대박계약으로 NC에 둥지를 튼 포수 양의지의 전년도 연봉은 6억원. 두산은 연봉의 300%인 18억원을 받거나 200%인 12억원에 선수 한 명을 받을 수 있다. 돈으로 환산하면 6억원 짜리 선수를 선택하는 것과 다름 없는데 과연 어떤 선수를 찍을 지 궁금해진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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