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 배우 한은정이 데뷔 20년 만에 활동명을 한다감으로 변경하고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지난 10일 한다감의 소속사 사우스포엔터테인먼트는 "한은정 씨가 이제부터 한은정이 아닌 예명 한다감으로 활동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한은정 씨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조금은 평범한 이름에서 조금은 독특한 이름으로 남고 싶은 고민 끝에 결정했다"며 활동명을 바꾼 이유와 앞으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것을 예고했다.

한다감은 지난 1999년 미스 월드 퀸 유니버시티로 데뷔한 후 MBC 드라마 '사랑을 위하여'를 통해 배우로 첫발을 디뎠다. 이어 MBC'베스트극장-사랑의 찬가, SBS '명랑소녀 성공기', MBC '남자의 향기', KBS2 '풀하우스' 등에 출연하면서 서구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다. 코카콜라, 의류 CF 속에서 보여준 도회적인 매력까지 상승작용하면서 연예계 대표 섹시스타로 자리 잡았다.

섹시한 외모와 히트작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지만 한다감은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꾸준하게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섹시 스타' '도시 미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어 다녔던 한다감은 '남자의 향기'에서는 청순 가련형 캐릭터를 소화했고, '풀하우스'에서는 요조숙녀 이미지에 도전했다. 특히 '풀하우스'에서 맡은 혜원 역은 송혜교와 비 사이를 방해하는 악녀였지만 악녀에 그치지 않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독립적인 캐릭터를 연기해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KBS1 드라마 '서울 1945'에서는 일제하부터 한국전쟁기까지 관통한 격동의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간 김해경 역을 소화했다. 이 드라마를 통해 한다감은 옅은 화장을 하고 수수한 매력을 뽐냈다. 그러면서도 섹시한 이미지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양면적인 연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극 초반 화려한 이미지의 한다감이 김해경 역과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해방전후 혼란기를 관통하는 인물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고,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사극 장르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신기전'에서 사대부 집안의 딸을 맡아 논리와 신념에 찬 당당한 여성 과학자를 연기했다. 2010년 여름 방송한 KBS2 16부작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구미호와 모성애를 결합한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다. 남편의 배신으로 인간이 될 기회를 놓친 구미호 구산댁 역을 연기, 딸 연이 역의 김유정과 애틋한 모정을 표현해냈다. 극을 이끌고 공포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 한다감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서구적인 외모에서 비롯된 도회적인 이미지를 뒤집을 만큼 폭발적인 감정 연기로 호평을 들었다.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입소문을 탔고, 최고 시청률 13.1%까지 기록했다. 한은정의 실감 나는 구미호 분장도 화제를 모았다.

한다감의 연기 포텐은 올해 더욱 빛을 발했다. 올 초 방영된 SBS 수목극 '리턴'에서 한다감은 염미정 역을 맡아 열연했다. 강남 와인바 마담으로 강인호(박기웅 분)의 내연녀인 비밀스러운 인물 염미정은 실종된 지 일주일 만에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특별출연인 탓에 분량은 작았지만 한다감의 연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 한다감은 고현정, 봉태규, 신성록 등 연기력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리턴'을 통해 한다감은 데뷔 20년 만에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믿보배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작품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으로 연기 호평이 이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뷰티 프로그램 TRENDY'스타일 뷰티', 예능 SBS'정글의 법칙', MBC'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 등 올해 쉼 없이 달린 그는 차기작 SBS'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을 선택하면서 한해 동안 두 작품을 소화했다. 이 드라마에서 한다감은 점차 숨은 악녀 본색을 드러내면서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치트키로 활약했다.

한편 한다감은 최근 채널A의 신개념 여행 프로그램 '마켓 인싸'에 출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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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