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경수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도경수가 반짝이는 눈빛으로 관객들 앞에 섰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스윙키즈’(강형철 감독)로 오롯이 영화 한 편을 이끌고 책임지는 주연배우가 된 도경수에게서 긴장감이나 위축감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렇다고 근거 없는 자신감에 충만한 것도, 겸손하지 않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동안 ‘카트’(2014), ‘순정’(2016),‘형’(2016), ‘7호실’(2017) 등을 비롯해 지난 한해 쌍천만 신화를 세운 ‘신과 함께’ 시리즈에 나서는 등 다양한 영화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은 도경수다.

도경수는 “부담감도 사실은 있었는데, 그보다는 저한테는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강형철 감독과 작업을 하는 것 자체거 너무 좋은 경험이었고, 너무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만나서 즐거웠다. 내가 그동안 해보지 못한 캐릭터라 더 흥미로웠다”고 이야기했다.

뒤이어 “‘스윙키즈’의 이야기 자체가 좋았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다섯명의 청춘이 춤에 대한 열정으로 뭉치는 이야기가 너무 좋아서 내가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로기수의 밝은 면이 나와 비슷하기도 하다. 기수가 탭댄스를 처음 배울 때 마음이 내가 가수 활동을 하면서 처음 안무를 배울때나 이번에 탭댄스를 배울때와 공통점이 많았다”고도 했다. “영화 한 장면에서 기수가 탭댄스에 빠져서 잠을 못이루데, 나도 그랬다.”

‘신과 함께’에 이어 또 다시 군인 캐릭터를 맡으면서 한동안 짧은 군인 머리를 고수해야했다. 이에 “촬영을 끝낸 후 한참을 길렀다가 다시 좀 잘랐다. 난 짧은 머리가 좋다”는 도경수는 “그냥 전 캐릭터를 골랐는데 그 캐릭터의 직업이 군인이었던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로기수는 말썽쟁이일 수도 있고 장난꾸러기였다. 포로수용소의 골목대장 같은 캐릭터라 그런 성격을 가장 많이 이해하려고 하고 기수의 감정에 집중했다”면서 공을 들인 장면을 이야기했다.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건 관객들이 봐줄때 최대한 로기수라는 캐릭터에 많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들어보자 하는 것이었다. 특히 ‘모던러브’(라는 곡을 배경으로 하는) 신이 그랬다. 거기서 억압받고 내가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없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또한, ‘신과 함께’의 원일병 캐릭터를 떠올리면서 “원일병은 사실 제가 자신감이 없었던 게 있었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까 막막했다. 군대 경험도 없고, 관심 사병이나 사람을 죽이고, 심적으로 약한 캐릭터라 그랬다”며 이번 캐릭터와 달랐던 점을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도경수에게 높이 사는 건 K팝스타인 엑소의 멤버로서 해외 스케줄까지 소화하면서 ‘스윙키즈’ 촬영을 병행한 것은 물론 극중 춤 장면들을 위해 탭댄스 연습을 5개월간 했다는 사실이다. 또한, 최근에는 tvN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으로 생애 첫 사극이자 드라마 주연작에 도전하며 흥행을 거둔 성과도 있었다. 결과가 아무리 좋았다손 치더라도 그 많은 일들을 해내는 게 물리적으로 보통의 체력과 정신력으로는 쉽지 않을 일인데, 도경수는 아무렇지 않은 듯 해맑게 웃으며 오히려 “탭댄스 단체 연습은 다 참석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할 정도다.

혹시나 엑소의 안무와 영화 속 탭댄스 안무를 동시에 숙지하느라 어려움은 없었을까 하는 질문에는 “그런 실수는 전혀 없었다. 엑소 안무는 워낙 하던 것이기도 하고, 춤의 성격이 너무 다르다. 엑소 연습 쉬는 시간에는 탭댄스 연습을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엑소 무대에서는 단체로 안무를 했다면, 영화 안에서는 제가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고 가는게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는 탭댄스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이야기했다.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 스케줄을 의연히 해내는 그에게 나름의 비결은 있을 것 같다. 우선순위는 어떻게 정할지도 궁금해지는데, 그는 “저는 아직 이것만 열심히 해야지 하는 건 없었다. 개인적인 욕심이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어떤 분야에서든 노력해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 나중에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할 수 있을때까진 하려고 한다”고 했다. 어떤 일이든 최고로 해내겠다는 그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어서 깜짝 놀라게 되는데, 그렇다고 결코 욕심으로 그칠 것 같지 않아서 그의 얼굴을 더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래도 마음을 힘들게 하는 스트레스 같은 건 없을까. 그는 “힘들다기보다는 병행을 하다보니까 100% 집중을 할 수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 나는 도전을 진짜 좋아해서 뭐 하나에 들어가면 그걸 파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런데 다른 걸 하니까 속도가 더뎌진다. 그런 건 좀 아쉽다”고 말했다.

이렇듯 남다른 면모로 한마디 한마디를 할때마다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도경수여서 12월 스크린 대전에서 ‘마약왕’부터 ‘아쿠아맨’ 등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대작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마약왕’ 송강호와는 같은 날 개봉을 하며 경쟁하게 됐는데, 도경수는 “제가 자라오면서 존경하는 선배들의 영화를 보고 큰 아이였는데, 같은 시기에 개봉하는것만으로도 너무 신기하고 영광이다. 경험하지 못할걸 경험하고 있는것 같다”며 웃었다.

행복한 미소를 짓는 도경수에게 최근 가장 행복했던 때가 언제였냐고 물었다. 그는 “‘모던러브’ 장면을 촬영할 때 내가 그렇게 웃고 있는지 몰랐다. 그걸 보고서 그 장면 찍을 때 행복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지금 건강한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며 또 한 번 어른스러운 말을 했다.

사실 정말 마음을 들뜨게 하는 일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도경수는 “1월에 휴가를 받았다. 아직 뭘 할지 모르겠다. 엑소 활동을 하면서 단체 휴가를 받아도 그때마다 나는 작품을 해야했다. 이번 단체 휴가 때는 그렇지 않아서 이번이 데뷔 이래 첫 휴가다. 6일을 받았는데, 굉장히 설렌다. 침대에 누워만 있어도 좋을 것 같다”며 번지는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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