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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 김경훈 팀장. 제공 | 하이트진로

[스포츠서울] 소주 한 잔에 걱정도 없어지고 기분도 좋아지는 파라다이스를 경험하게 해주는 술, 바로 전세계 증류주 판매 1위의 위엄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소주’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소주 광고의 역사 또한 매우 깁니다.

1950~60년대의 대한민국의 광고는 신문이 가장 영향력 있고 독보적인 매체였습니다. 소주 광고 또한 신문 매체를 적극 활용했고 진로는 ‘행운의 금 두꺼비를 찾으세요’라는 프로모션과 연계된 광고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뚜껑에 있는 금 두꺼비를 찾으면 당시 최신 자동차를 사은품으로 줬는데 이는 1966년 당시 소주업계 1위인 삼학과의 소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결정적 캠페인이었다고 합니다.

특히 진로는 ‘금 두꺼비 찾기 운동’과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노래 자랑을 개최하는 등 당시 타 기업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기발한 판촉행사를 벌였고, CM송 ‘진로 파라다이스’는 그 시절 최대 히트곡으로 군인들은 물론이며 일반 체육대회의 응원가로 쓰이기까지 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따라 소주 광고는 TV나 옥외광고 등 대중 매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소주 광고계는 원조 꽃미남 노주현, 서영춘, 민지환, 백일섭 등 남성 스타들이 대부분이었으며 1990년대 후반까지 남성 스타의 계보가 이어져왔으나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이 때 등장한 첫 여성 모델이 바로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 입니다. 새로운 소주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참이슬의 깨끗한 이미지와 맛이 여성과 어울린다고 판단해 소주업계 최초로 여성 모델을 발탁해 소주 광고의 상식을 무너뜨렸습니다. 이를 검증하듯 참이슬은 여성 모델 기용 이후 1년 만에 판매량이 4배 상승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술자리에선 벽에 붙은 이영애의 포스터를 떼어가거나 포스터 속 이영애와 ‘짠’을 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하니 광고 효과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김태희, 김정은, 하지원, 송혜교 등 당대 최고의 여자 스타들이 소주 광고를 장악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모델의 캐릭터 또한 시대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독한 술로 인식됐던 소주를 표현하고자 남성다운 모델을 기용했다면 남녀가 같이 마시는 술, 즐기기 위한 술로서 소주의 이미지가 변화함에 따라 남녀 모델을 함께 기용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국내 최초로 CM송과 애니메이션 광고를 제작하고, 파격적으로 여성모델을 기용하며 광고계에 획을 그어왔던 소주 회사의 광고 활동에 제동이 걸린 것은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 제정으로 주류광고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입니다. 17도 이상의 주류 광고 지상파 방송 금지,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주류광고 방영 금지 등 표현 방법, 문구 표기, 광고 시간대나 횟수 등 주류광고의 규제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에는 술 마시는 장면, 소리 전면 금지 등에 대한 법 개정안도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엄격한 규제 속에서 주류 업체들은 다양한 시도를 통해 소비자와 접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이슬라이브’는 기존에 음주를 권유하는 방식과는 달리 음악와 함께 자연스럽게 즐기는 음주 문화를 표현해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처럼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접근법은 한계에 부딪힌 주류 광고 시장에서의 돌파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우리 곁에 항상 함께 하는 소주처럼 파란만장한 소주 광고의 역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하이트진로 소주브랜드팀 김경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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