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석
LG 차명석 단장.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대어급으로 분류된 프리에이전트(FA) 양의지(31)가 NC로 둥지를 옮기면서 대형 선수들의 이적 시장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실속 FA가 남아있어 각 팀 단장들의 지략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3루수 갈증에 시달리는 LG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최적의 각본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LG는 수 년째 주전 3루수 없이 시즌을 치러왔다. 조쉬 벨과 루이스 히메네스, 아도니스 가르시아 등 외국인 선수에게 오른쪽 핫코너를 맡겼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내야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LG 류중일 감독의 성향상 수준급 3루수 영입은 기정사실이 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리그 전체가 대형 3루수 기근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 검증된 3루수를 영입하려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다른 팀의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하는 방법도 있지만 출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인 앤드 트레이드 형태로 데려오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물론 내부 육성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둥이 없는 상태로 육성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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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3루수 중에는 히어로즈 김민성과 한화 송광민 정도가 관심을 받고 있다. 김민성은 건실한 수비와 무난한 타격으로 즉시전력감 3루수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문제는 몸값이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어 SK에 잔류한 최정이 6년 총액 106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 KBO리그로 돌아온 황재균(KT)은 4년 88억원에 계약했다. 2015년 삼성에서 NC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석민도 4년 96억원에 도장을 찍어 다른 포지션에 비해 3루수 몸값이 높다는 게 걸림돌이다. 김민성측이 원하는 몸값과 LG가 책정한 액수에 간극이 클 수 밖에 없다.

한화에서 FA 권리를 획득한 송광민도 새 둥지를 찾고 있다. 올시즌 후반 구단과 불화로 마음고생을 했지만 타격능력만 놓고보면 여전히 타선의 중심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프로 11시즌 동안 95홈런 436타점 타율 0.294의 통산 성적을 남겼는데 2016년과 지난해 3할 타율 이상 기록하며 공격에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고질적인 팔꿈치 통증과 허리, 허벅지 통증 등으로 내구성을 검증 받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에 필요한 3루수는 최소 100경기 이상 800이닝 이상 3루수 자리를 지켜줄 ‘건강한’ 내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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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FA영입보다는 트레이드 혹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대안으로 떠오른다. 내야 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팀과 선수간 트레이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 다만 800이닝 이상 3루수로 뛰려면 그에 상응하는 타격 성적이 필요한데 이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선수를 데려오려면 적지 않은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 김민성과 송광민이 원소속 구단과 FA 계약을 맺은 뒤 트레이드 형태로 영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어차피 외부 FA를 영입하면 보호선수 20인 이외의 선수 한 명을 내줘야 한다. 출혈이 불가피하다면 협상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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