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2경기 연속골 오름세를 타는 토트넘 손흥민. 사진은 지난해 5월 토트넘 동료들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손흥민의 모습. 이주상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쾌조의 오름세를 타는 손흥민(26·토트넘)이 FC바르셀로나를 넘어 ‘스페인 징크스’ 타파에 나선다.

손흥민은 12일 오전 5시(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누 캄프에서 열리는 2018~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B조 최종전 바르셀로나 원정 경기 출격을 대기한다.

지난 여름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연속 차출과 함께 혹사 논란에 시달리며 경기력 저하로 고전한 그는 11월 A매치 휴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 6일 사우샘프턴, 9일 레스터시티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2경기 연속골을 터뜨렸다. 최근 5경기 3골이다. 토트넘은 지난 레스터시티전에서 주포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후반 교체로 투입하면서 체력을 비축해 손흥민의 골 감각과 더불어 최상의 스쿼드로 바르셀로나 원정을 준비하고 있다. 물러설 곳이 없다. 4승1무(승점 13)로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선두 바르셀로나와 다르게 토트넘(승점 7)과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승점 7)은 승점과 상대 전적(1승1패), 골득실(-1)이 같다. 원정 다득점에서 토트넘이 앞서 2위를 달리는 상황이다. 결국 최종 라운드에서 16강행 마지막 주인공이 가려진다.

우선 토트넘은 원정 경기를 치르지만 인테르 밀란은 최하위 PSV에인트호번(네덜란드·승점 1)를 안방으로 불러들인다. PSV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여서 인테르 밀란의 우세가 점쳐진다. 토트넘이 험난한 바르셀로나 원정에서 얼마나 경기력을 발휘할지가 관심사인데 지금까지는 선수 로테이션을 비롯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계획대로 진행되는 모양새다.

토트넘에 한 가지 더 고무적인 건 16강행을 확정한 바르셀로나가 조별리그 최종전에 정예 멤버를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은 지난 9일 에스파뇰과 라 리가 경기 4-0 완승 이후 팀의 핵심인 리오넬 메시를 두고 “주중 (챔피언스리그 토트넘전에) 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바르셀로나는 토트넘전 닷새 뒤 레반테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현재 라 리가 15라운드가 진행된 가운데 승점 31로 선두를 질주 중인 바르셀로나는 세비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승점 28)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한 시즌에 여러 대회를 치러야 하는 바르셀로나 입장에선 주력 선수가 숨 고르기를 할 기회를 최대한 살릴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스페인 현지 언론에선 무니르 엘 하디디, 데니스 수아레스 등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자원들이 토트넘전에 투입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한결 부담을 덜고 누 캄프 원정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은 2군이 주축이 된 바르셀로나와 지난 7월29일 미국 프리시즌 투어 일환으로 열린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ICC)에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토트넘도 월드컵 막판까지 뛴 케인, 델레 알리 등이 빠진 가운데 손흥민이 중심이 돼 맞서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5로 졌다. 당시 손흥민이 0-2로 뒤진 후반 28분 만회골을 터뜨렸고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성공했다. 좋은 기억을 되살릴 만하다. 특히 손흥민은 프로 데뷔 이후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페인 클럽과 6차례 상대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지난 2013~2014시즌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 시절에도 레알 소시에다드와 두 차례 격돌해 팀은 모두 이겼지만 손흥민은 침묵했다. 2014~2015시즌 16강전에서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만나 1~2차전 연달아 뛰었지만 역시 별다른 활약이 없었고 팀도 탈락했다. 토트넘 입성 이후엔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 원정(1-1 무), 올 시즌 바르셀로나와 홈 경기(2-4 패)에 출전했다. 그러나 기대보다 저조한 활약이었고 팀도 승리가 없었다. 이번 바르셀로나 원정이야말로 손흥민의 진가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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