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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뮤지션 뮤지(Muzie)의 변주는 어디까지 일까. 뮤지를 생각하면 ‘유브이(UV)’가 가장 먼저 떠오르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약한 방송인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하지만 최근 뮤지가 보여준 모습은 아티스트로서 프로듀서와 가수의 활약이 짙다.

2001년 가수 문명진의 앨범을 프로듀싱하면서 본격적으로 가요계 발을 내디딘 뮤지는 그동안 하이사이드, 유브이, 믹스아시아, 솔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2012년 공개한 첫 번째 솔로앨범부터 지난 9월 미니앨범에서는 솔로 가수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시티팝을 담아냈고 최근에는 셀럽파이브의 ‘서터’의 작곡과 프로듀싱을 맡기도 했다. 또 MBC ‘복면가왕’을 통해서는 보컬리스트로서 매력까지 마음껏 발산했다.

얼마 전 가면을 벗고 만난 뮤지는 “가왕을 욕심 내고 다시 도전 한 것은 아니다. 3년전 처음 나갔을 때는 정체를 숨기는데 급급해서 정작 하고 싶은 노래를 못했는데 그게 마음에 계속 걸렸다. 노래로 경연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지만 ‘복면가왕’은 예능적인 요소도 있고 그때 못한 걸 잘 부르고 싶어 나갔는데 (가왕이 되서) 너무 놀랬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꿈속에서’ ‘고해’로 가왕 자리에 오른 뮤지는 ‘RAIN’ ‘사랑 그 놈’ ‘너 뿐이야’까지 다양한 곡을 선보이며 다채로운 보컬을 선사했다.

“처음 듀엣곡은 크리스티안과 했는데 제작진이 외국인이라는 말도 하지 않고 노래를 잘 모르는 배우분이라고 하셔서 선곡의 여지가 없었다. 대신 ‘꿈속에서’는 개인적으로 자주 부르고 너무 좋아하는 노래였다. 사실 3라운드곡 ‘고해’는 가왕전이랑 연계가 될 수 있어 경연에 어울리는 곡을 고민하다가 필살기처럼 부를 수 있을 것 같아 금기를 깨고 도전했다(웃음)”

그는 “그 이후에는 내가 좋아하고 계절에 맞춰서 선곡을 했다. ‘너 뿐이야’는 발라드만 부르다 떨어지기 보다는 내가 가진 리드미컬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곡마다 가수의 성향이나 장르적인 것이 있는데 나는 고음을 잘 지르지 못해 톤으로 승부를 낼려고 했다. 지루하시지 않게 내가 어릴적부터 연습하고 공부한 여러가지 톤을 보여드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복면가왕’ 시청자가 추측한 인물은 실제 가왕과 대다수 일치했다. 그러나 뮤지는 첫 출연 당시에는 황치열로 오해받기도 했고 이번에는 많은 시청자는 왕밤빵을 가수 김용진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복면가왕’의 취지가 정체를 숨기는 건데 제작진이나 김구라형이 ‘방송의 느낌이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좋아하셨다. 그렇다고 내가 더 숨기거나 티를 낼려고 하진 않았다. 노래를 잘 어울리게 부르는게 가장 중요했다. 내가 아니라는 시청자의 반응을 보면서 재밌었다. 일단 내가 잘 부르는 모습이 기존의 나의 이미지와 반대되서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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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방송 후 뮤지는 김용진과 만나 뜻 깊은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얼마 전 김용진씨에게 직접 연락이 왔다. ‘형님이 왕밤빵 인거 같은데 자기 이름이 올라 죄송하고 감사하다’며 식사 대접과 음악도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가면을 벗으면 자리를 한번 만들어 보자고 했는데 정말 순수하고 솔직한 친구다. 기회가 되면 함께 곡 작업도 해볼까 생각하고 있다.”

앞서 다양한 활동으로 폭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준 뮤지는 ‘복면가왕’을 통해 보컬리스트로서도 재발견되며 자신의 영역을 더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예전부터 친누나는 늘 발라드를 했으면 좋다고 했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고 지금까지 해온 음악이 경연용 목소리나 창법이 아니었기에 가창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았다. 그보다 음악적인 색에 대한 욕심이 컸고 노래 부르는 가수의 모습을 생각하지 못했다. ‘복면가왕’에서 내가 노래하는 모습을 많이 좋아해주셨는데 문득 지금까지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 실컷했으니 이제는 내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음악도 해 볼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뮤지는 단순히 ‘복면가왕’에서 관심을 받아서 발라드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내 모토는 ‘뭐 하나만 얻어걸려라’다. 가능한 내가 가진 것을 많이 뿌리려고 한다. 그 중 하나만 잡아 주셔도 얻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계속 시도 중이고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번에는 그게 발라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월간 윤종신은 아니더라도 두세달에 한번씩은 싱글을 내고 싶다. 대신 많은 사람들이 하는 방식이나 시스템으로 음악을 하고 싶진 않고 막연하고 당연한 발라드는 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은 개인적으로 위대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는 윤상, 김현철, 유영석 형님들에게 요청을 드리고 싶은 꿈도 있고 성사가 된다면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뮤지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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