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정아 (1)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가수 선우정아만큼 팔색조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아트스트가 있을까. 선우정아의 음악은 하나로 구분짓기 보다는 그 자체로 선우정아라 부르는 것이 맞다. 단순히 유행하는 싱어송 라이터로 표현하기에는 선우정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고 있다.

선우정아는 넓은 음악적 스펙트럼 안에서 신인 뮤지션부터 아이유, 이문세, 박정현은 물론 YG와 같은 대형기획사까지 다양한 이들과 작업하며 프로듀서로서도 자신의 변주도 키워나갔고 영화 음악감독, 라디오 DJ 등으로도 맹활약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우정아는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지난 3월 ‘남’에 이어 최근 7개월만에 신곡 ‘백년해로’에서도 선우정아는 자신을 오롯이 담아냈다. 선우정아를 만나 그 동안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구애’와 ‘남’ 그리고 ‘백년해로’까지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옛날에는 사랑외에 것에 대해 생각했다면 30대에는 사랑을 많이 생각하게 되서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나오게 됐다. ‘백년해로’는 ‘구애’를 내기전부터 준비하던 오래된 곡인데 2~3년간 숙성이 된 것 같다. ‘구애’는 대중에게 구애하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면 ‘남‘과 ‘백년해로’는 한 영화의 OST처럼 같은 테마를 가지고 있다.

요즘은 사랑하지 않으면 살기가 힘들다. 사랑하는 존재가 확실하면 미움과 분노가 확장되는 세상에서 피해를 입고 흔들리는 것이 덜한 것 같다. 사랑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할수록 책임감도 더 커지면서 성장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사랑이 이 노래를 통해 많은 분들에게 전염됐으면 좋겠고 현실에서 힘든 사랑을 하는 분들도 위로 받길 바란다.

-아직도 남편이 음악적인 뮤즈인가.(현재 결혼 5년차인 선우정아는 19살에 남편과 만나 10년 열애 후 29살에 결혼했다.)

나에게는 뮤즈고 본인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설레고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경험도 있지만 한 사람과 오래 하면서 내 또래에서 보지 않은 시각을 보게된 것 같다. 그래서 노래와 사랑이야기도 다양한 각도로 나오는 것 같다.

‘백년해로’를 듣고 깊은 사기를 치는 것 같다고 하더라.(웃음) 물론 평소에 비해 포장되고 미화되서 미안함도 있다. 가사에 ‘지겹게 있어줘’라는 부분이 있는데 말 그대로 지긋지긋하지만 편안하고 너무 소중하다. 사랑은 새로워야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결과물에 만족하는지.

반응이 좋아야 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으로 큰 고민을 하진 않는다. 원래 곡을 쓸 때 그 에너지, 내 곡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가는 지가 중요하다. 전작인 ‘남’은 ‘복면가왕’이나 아이유와 작업 등의 이유로 단일곡으로는 음원성적이 가장 좋았지만 내 자신은 너무 아쉽고 불만족스러운것이 있어 한달 정도 잠을 못 잘 정도였다. ‘백년해로’는 내가 염원한 것이 잘 전달 됐다. 내가 곡을 만드는 것부터 상품화해서 전달하는 것까지 좋은 대중음악을 만든 것 같고 지금도 바쁘고 정신 없어도 즐겁고 편안하다.

물론 나라는 뮤지션이 활동하는 것에 있어 티켓파워도 안되고 여러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나보다 더 어려운 분들도 계시고 그 아쉬움에 집중하지 않으려고 한다. 좋은 곡을 만드는 것이 좋고 나이가 팔십에도 월드스타가 될 수 있기에 끝까지 살아 남을 것이다.(웃음)

-‘복면가왕’에 레드 마우스로 출연해 가왕으로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시기도 했다.

사실 섭외가 들어오기 1년전만 해도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연 프로그램에 시청자가 아니라 내가 나간다는 것이 감당이 안됐다. 경연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과 살아 남을 것 못할 것 같은 나 자신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배불렀고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았다. 엄청나게 유명하고 바빠서가 아니라 한 군데서 비슷한 모습으로 있고 강의도 나가다보니 누군가에게 선배님, 교수님으로 체면이라는 것이 막았다. 이런 곳에 나가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고 그게 매너리즘을 만들었다. 활동을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게 만들었다.

생각의 변화를 가지고 시작했는데 어렵긴 했는데 너무 재밌었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배웠다. 내 음악은 마니아와 관계자만 좋아한다고 선을 그었다면 ‘복면가왕’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에 대한 용기가 생겼고 에너지를 얻었다. 처음 무대에 올랐는데 마치 만화책에서 찰나의 순간이 수많은 페이지로 표현되는 것 같았다. 나름 공연에 대한 경험이 쌓인 뮤지션이지만 ‘복면가왕’으로 무대에 대한 소숮중함과 소통함을 얻었고 더 겸손해지고 리셋되는 느낌이었다.

-복면가왕 이후로 달라진 점이 있는지.

알아보는 분이 아주 조금 생겨서 신기하다. 가장 큰 변화이자 좋은 점은 팬덤이라고 부를 정도의 분들이 생겼다. 그 분들의 존재가 확실하게 드러나고 있다. 간식이나 DJ 축하 케이크도 보내주시고 내 사진이 담긴 스티커도 만들어주셨는데 난생 처음 받아보는 것이다. 내가 언제나 누군가의 ‘순이’였는데 나에게도 ‘순이’가 생긴 것이 신기하고 활동하면서도 힘이 난다. 내 노래 ‘순이’의 후렴구를 따서 팬들을 ‘이히이이이이이’라고 부르는데 다들 좋아해 주신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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