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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올림픽을 목표로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겠다.”

‘골프여제’ 박인비(30)가 1년 반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2연패에 대한 의지를 살짝 드러냈다. 박인비는 4일 경기도 고양의 메르세데스 벤츠 일산 전시장에서 던롭스포츠코리아 주최로 열린 팬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이뤘다. 내가 원하는 골프를 할 수 있었고 여유롭고 행복했다. 내년에도 올해 못지않은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면서 도쿄올림픽 출전에 대한 바람도 내비쳤다.

그는 올림픽 출전 의지를 묻는 질문에 “먼 이야기”라면서도 “시간이 아직 1년 반정도 남아있으니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계획을 세우겠다”고 2연패를 향한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박인비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하면서 골프 종목 최초 ‘골든커리어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골프선수로 가장 좋았던 때는 LPGA 투어에서 메이저 3승을 거둔 2013년이지만 가장 영광적인 순간은 아무래도 올림픽 우승이다. 부상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였는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 영광을 위해 다시 한 번 힘을 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박인비는 내년 시즌을 대비해 2주후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인 동계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로 체력훈련에 중점을 두면서 샷이나 퍼트는 실전 훈련을 하면서 고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엔 많은 대회에 출전하기 보다 올해처럼 15~ 20개 대회에 나갈 생각이다. 그 정도가 내게 적당하다. 그 이상하기에는 무리가 된다. 앞만 보고 달려가다는 골프를 접을지도 모른다. 골프를 즐기면서 좀 더 오래하려면 참가 대회를 줄이고 주변도 보면서 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면서 열정을 끌어올리고 마음의 여유를 되찾는게 필요하다. 올해도 그렇게 했더니 오히려 성적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인비는 2018년 LPGA 투어에선 13개 대회에만 출전했지만 우승 1번을 포함해 6번 톱 10에 들었다. 1년 만의 우승과 메이저대회 준우승 이후엔 세계랭킹 1위로도 복귀해 한동안 머물렀다. 국내 대회엔 4차례 출전했고 5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선 ‘해묵은 숙제’와도 같았던 국내 우승도 해냈다. 객관적인 성적만 봐도 훌륭한 한 해였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과 의욕을 찾은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그는 내년 LPGA 투어에 진출하는 이정은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실력적인 면에서 이정은은 걱정을 안해도 된다. 얼마든지 우승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문제다. 음식과 이동에 대한 부담감 등만 잘 이겨낸다면 LPGA 투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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