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배우 차태현이 또 한 번의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달 27일 차태현이 주연으로 나선 KBS2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동명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최고의 이혼'은 3년 차 부부인 조석무(차태현 분)와 강휘루(배두나 분)의 이혼과 재결합 과정을 그렸다. 아쉽게도 시청률 1~4%대(닐슨코리아)의 성적표를 기록하며 퇴장했지만 인생 20년 동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차태현에게는 이 또한 성장하는 시간이 됐다.


지난 6월 방송된 KBS2 탐험버라이어티 '거기가 어딘데??' 제작발표회에서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왼쪽부터)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친숙함이 넘치는 생활연기자이자 예능인으로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차태현이 대중에게 처음 얼굴을 알린건 23년전 기라성같은 스타를 키워낸 드라마 KBS2'젊은이의 양지(1995)'. 이종원, 하희라, 배용준, 전도연 등 당대 톱스타들이 출연했던 이 드라마에서 차태현은 전도연을 짝사랑하는 남학생으로 첫 등장했다.


늘 알고지내던 사람처럼 낯익은 얼굴에 특유의 편안한 연기로 조금씩 배역을 늘려가던 그는 1997년 MBC'해바라기'로 흥행스타로 신호탄을 쏜다. 당시 풋풋한 신인배우 김정은의 삭발 열연이 화제가 됐던 의학드라마 '해바라기'에서 차태현은 정신없이 돌아가는 종합병원에서 좌충우돌하는 인턴으로 분해 눈도장을 받았다. 특유의 생활 코믹연기도 이때 처음 싹을 보였다.


2001년에는 영화로 눈을 돌려 ‘엽기적인 그녀’로 4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춘스타로 등극했다. 흥행아이콘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차태현은 영화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다. '연애소설' '복면달호'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롯해 쌍천만 신화를 이룬 근작 '신과함께-죄와벌'까지 많은 작품이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보여준 '웃음'의 재능은 예능을 만나며 빛을 발했다. 2012년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 시즌3'를 통해 처음 리얼버라이어티에 투입돼 이제는 '1박2일' 터줏대감이 됐고, 올해 1월부터는 입대한 규현을 대신해 MBC '라디오스타' MC로 합류해 활약 중이다.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방송된 시즌제 예능프로그램 KBS2 '거기가 어딘데?'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도 했다. '1박 2일' 유호진 PD와의 인연으로 출연을 결정, 예측 불가한 대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고 돌아왔다. 차태현은 베테랑 예능인답게 지진희, 조세호, 배정남을 이끌며 훈훈한 감동과 웃음을 이끌어냈다.

2011년 한 제품의 광고 촬영현장에서 상사에게 아부하는 장면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직장인의 애환을 그려냈다. 사진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2003년 12월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인터뷰를 위해 스포츠서울 사옥을 찾은 차태현.

사진 | 스포츠서울 DB


차태현은 올 초 영화 '신과 함께-죄와 벌'을 통해 '천만 배우' 대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유명 웹툰 '신과 함께'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웹툰의 팬층을 바탕으로 입소문을 탔고, 1440만 관객수를 기록했다. 하정우, 주지훈 등과 주연으로 나선 차태현은 소방관 자홍 역을 맡아 가슴 따뜻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쏙 빼놨다. 그간 밝은 역할을 많이 했던 차태현은 이 영화를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다.


2003년 3월 차태현이 포츠서울 사옥을 방문한 모습, 사진 | 스포츠서울 DB


1999년 4월 사진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지난해에는 배우이자 연출자로 두 가지 역할에 도전했다. KBS2 금토드라마 '최고의 한방'을 통해 유호진 PD와 공동 연출에 나선 것. '최고의 한방'은 한 여자가 20년간 기다려온 남자 현재(윤시윤 분), 그 여자를 20년간 지켜보기만 한 남자 광재(차태현 분) 그리고 그들의 아들이자 친구 지훈(김민재 분)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극이다. 차태현은 당시 제작발표회에서 "나에게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너무 좋은 경험이고 내가 이 드라마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연출을 맡은 소감을 전했다. 타임워프 소재로 추억을 자극한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길에서 한번쯤 마주쳤을 듯한 평범하고 선한 이웃의 얼굴을 가진 이 배우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넘나들며 배우, 예능인, 연출자로서 끊임없이 도전 중이다. 20년째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는 차태현의 열정은 아직도 타오르고 있다.


heili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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