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1800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이래저래 어수선 상황에서 계약만료를 앞두고 있는 팀의 핵심 자원들마저 재계약 협상에 진척이 없다. 수원 삼성의 공격수 데얀(37), 미드필더 염기훈, 골키퍼 신화용(이상 35)은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하지만 수원 구단은 12월을 눈앞에 두고 있는 최근까지 베테랑 3총사에 대한 재계약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데얀, 염기훈, 신화용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데얀은 올시즌 고비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수원을 위기에서 구해낸 해결사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승리의 파랑새’로 활약하며 수원을 7년만에 4강으로 이끌었다. 또한 K리그에서는 10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건재함을 뽐냈다.

염기훈은 수원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선수단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위기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이끈 리더가 바로 염기훈이다. 염기훈은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갈비뼈 부상을 당하면서 슬럼프를 겪었지만 여전히 수원에서는 없어서 안 될 존재다. 신화용은 올시즌 여러차례 보여준 극적인 승부차기 선방을 통해 리그 최고 GK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수원은 골키퍼 포지션이 고질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신화용의 영입을 통해 걱정거리를 많이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수원 구단은 베테랑 선수들의 재계약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이유로 사령탑 교체를 꼽고 있다. 6년간 팀을 이끌었던 서정원 감독이 떠나기로 한 마당이라 내년 시즌을 이끌 새 사령탑의 의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을 수장이 팀의 체질개선을 위해 베테랑들의 잔류가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낸다면 이들의 계약 연장이 불발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데얀, 염기훈, 신화용은 이전에 수원 구단이 영입과 잔류를 위해 공을 많이 들인 선수들이다. 그로 인해 최근 구단의 미온적인 행보가 더욱 설득력을 잃고 있다. 데얀, 염기훈, 신화용은 3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K리그 내에서 최고의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이 어느 팀에 가든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수원이 현재보다 미래를 바라봤다면 일찌감치 베테랑들에 대한 재계약 협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했다. 구단의 전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외부의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이전에 팀 내 핵심 자원들을 붙잡는 것이 우선이다.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재계약 협상의 속도가 더디다면 구단과 선수간의 믿음이 그만큼 단단하지 않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