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
강남 연세사랑병원 의료진이 무릎 인공관절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제공|연세사랑병원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무릎통증을 호소하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중장년기 무릎통증의 주요인은 퇴행성관절염이다. 수십 년 넘게 몸을 지탱해준 무릎관절과 연골이 약해지고 손상되면서 닳아 없어져 염증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최근엔 폐경기가 지난 중년여성에서 발생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초기, 중기, 말기로 구분된다. 다른 질환처럼 조기에 발견하면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지만 말기에 접어들어 극심한 통증, O자형 다리변형, 부종 등이 동반돼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관절수술은 닳아 없어진 무릎연골을 제거한 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관절을 삽입하는 치료법”이라며 “극심한 통증 탓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무릎이 퉁퉁 부어 정상적인 보행이 어려운 환자도 인공관절수술을 받으면 통증을 개선하고 운동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률적인 수술기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환자마다 다른 무릎관절의 모양과 크기를 고려하지 못한 게 단점이었다. 이로 인해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여타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종종 나타났다. 특히 인공관절이 서양인 기준에 맞춰 제작되다 보니 좌식생활을 하는 한국인에게 삽입할 경우 양반다리를 못하고 무릎을 꿇기 어려운 등의 문제가 생겼다. 또 수술이 환자의 무릎뼈에 구멍을 낸 뒤 긴 수술도구로 하지정렬을 맞추는 방식으로 이뤄져 출혈이나 감염 같은 부작용 위험도 존재했다.

3D프린팅 기술이 접목된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은 기존 수술법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이 방법은 환자 무릎에 맞는 수술도구를 3D프린터로 미리 출력해 수술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였지만 비싼 수술비 탓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됐다.

최근엔 국내 기술을 바탕으로 3D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이 개발돼 환자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3D프린팅 기술’과 ‘컴퓨터 시뮬레이션(가상수술)’을 이용한 맞춤형 인공관절수술을 자체 개발해 국내 최초로 관련 특허를 두 건 획득했다.

고용곤 병원장, 서동석 원장, 허동범 부원장, 탁대현 진료소장, 정필구 과장, 정현석 과장 등 6인의 정형외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이 병원 인공관절연구센터는 2년간 공학 엔지니어와 협업해 기존 인공관절 수술도구를 보완한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도구 설계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수술 전 3D 시뮬레이션(가상수술)을 통해 수술 오차범위를 최소화하고 인공관절을 정확히 삽입하는 데 유리하다. 수술 전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로 촬영한 환자의 무릎모형을 파악한 뒤 3D프린터로 맞춤형 수술도구(PSI, Patient Specific Instrument)를 제작해 실제 수술에 사용한다. 이럴 경우 인공관절 삽입위치를 결정하는 과정이 생략돼 수술시간이 단축된다. 고용곤 병원장은 “수술시간이 줄면 출혈, 감염, 폐색전증 등 부작용 및 합병증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SCI급 학술지 ‘임상 정형외과와 관련연구(CORR)’에 게재된 미국 연구팀의 임상결과에 따르면 3D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수술(PSI) 105례와 고식적 방법 55례를 비교한 결과 맞춤 수술군의 하지정렬 및 인공관절 삽입 위치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연세사랑병원도 2015년 ‘바이오메드 리서치 인터내셔널(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2016년 ‘정형외과 외과수술집(Archives of Orthopaedic and Trauma Surgery) 등 국제학술지에 3D시뮬레이션 맞춤형 인공관절수술 관련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아무리 우수한 수술법도 적절한 통증관리와 재활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수술 이후 환자의 호전도를 높이기 위해 환자 맞춤형 통증·재활 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병원 내 체외충격파센터에선 8명의 의료진이 체외충격파 기기를 이용해 수술 후 통증증후군을 관리한다. 스포츠 재활센터는 환자 상태를 고려한 맞춤 재활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용곤 병원장은 “인공관절수술 후 통증을 관리하면서 관절 가동범위를 넓히는 재활운동과 무릎근력 강화운동을 꾸준히 해주면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ggrol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