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래퍼 산이가 신곡 '페미니스트(FEMINIST)'를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산이는 16일 개인 트위터에 "'페미니스트' 커밍순(F E M I N I S T' COMINGN SOON)"이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했다. 이후 유튜브를 통해 "저는 여성을 혐오하지 않습니다. 혐오가 불씨가 되어 혐오가 조장되는 상황을 혐오합니다"라며 자신의 신곡 '페미니스트'를 기습 발표했다.


앞서 지난 14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러 남성이 두 명의 여성과 언쟁 중 주먹을 휘두르며 집단 구타를 가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수역 폭행 사건의 피해자는 해당 게시물을 통해 "화장하지 않고 짧은 머리라서 폭행의 대상이 됐다"며 억울함을 토로,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에 산이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영상"이라는 제목과 함께 1분가량의 영상을 올렸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남성 일행에게 희롱하는 발언을 내뱉는 여성 두 명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의 진위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네티즌들은 산이에게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고 꼬집었다.


남성 일행의 목소리가 없이 여성들만 악의적으로 편집될 가능성이 있고, 폭력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이수역 폭행 사건에 관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는 의견도 제시돼 양측 주장간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2차 가해라는 논란이 사그라지기도 전에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매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수역 폭행 사건을 이용한 노이즈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 또한 받고 있는 상황. 무엇보다 '페미니스트' 속 단면적인 가사가 화두를 던졌다.


'지금의 네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남자도 유교사상 가부장제의 엄연한 피해자야. 그런데 이걸 내가 만들었어?' '남자는 역차별 참아가며 입 굳게 닫고 사는데' 등 노랫말을 본 네티즌들은 "남자가 봐도 창피하다", "초등학생이 쓴 것 아니냐", "몰라도 한참 모른다"며 비난하는가 하면,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양성평등을 지향해야 한다", "민감한 이슈를 부추긴다"고 공감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특히 '탈코르셋, 말리지는 않아. 그런데 그게 결국 다 남자 기준이라니. 우리가 언제 예뻐야만 된다 했는데. 자기가 자기만족을 위해 성형 다 하더니 유치하게 속옷 안 차고 머리 짧게 잘라. 그러면 뭐 깨어있는 듯한 진보적 여성 같으냐. 열등감. 나는 네 긴 머리가 좋아'라는 대목이 공분을 샀다.


사회의 부당함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탈코르셋 운동을 '유치하고 열등감 있는 행동'으로 전락시켜버린 것.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결국 자신만의 관점에서 바라본, 표면적인 내용만이 노래에 담아 아쉬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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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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