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감독사퇴한선동열감독\'홀가분한마음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이 14일 전격적으로 사퇴를 선언했다. 14일 오후 KBO회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연 선동열 감독이 짧은 사퇴문을 발표하기위해 기자회견장을 들어서고 있다. 도곡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최초의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이 돼 기쁘지만 큰 책임감도 느낀다. 후배들을 이끌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

2017년 한국 최초 야구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부임한 선동열 감독은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최종 목표로 설정하고 대표팀 청사진을 그렸다. 부임 후 첫 국제대회였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올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그리고 2019년 열리는 프리미어12와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연속성을 갖고 대표팀을 운영해 야구 최강국의 위치에 오르겠다는 것이 선 감독의 로드맵이었다.

하지만 선 감독의 항해는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막을 내리고 말았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대표팀 선수 선발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으로 환영받지 못했고, 국정감사까지 불려나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또 KBO 정운찬 총재가 국정감사 자리에서 한 발언은 선 감독이 사퇴를 결심하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결국 선 감독은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고, 대표팀의 미래는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미궁속으로 빠져들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로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하려던 계획도 난관에 봉착했다.

예상치 못한 선 감독의 자진사퇴에 KBO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KBO 장윤호 사무총장은 “당황스럽다. 아직 아무런 대책이 없다”라는 말로 당혹스러움을 표현했다. 대표팀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만큼 하루빨리 후임 감독을 물색해야 하지만 아직 충격을 수습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감독 선임에 앞서 정 총재가 반대 의사를 밝힌 전임 감독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 정리도 해야 한다. 할 일이 산더미지만 언제 상황을 정리하고 새 감독을 선임할지 알 수 없다.

도쿄 올림픽 야구 예선을 겸해 펼쳐지는 2019 프리미어12는 불과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마무리 캠프를 소화하고 있는 지금부터 향후 대표팀에 차출할 선수들의 옥석가리기에 들어가야 하지만 감독 자리가 공석이라 어떤 것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구성이 지체될수록 대표팀의 완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졸속으로 만들어진 대표팀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는 과거 국제대회 참사를 통해 드러난 바 있다. 야구대표팀의 구세주가 되길 바라며 선임한 선 감독의 자진 사퇴로 한국야구는 다시 한 번 큰 위기에 직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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