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21일 전격적으로 선임된 김용희 감독과 감독생활을 마치고 떠나는 이만수 감독의 이-취임식이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렸다. 이만수 감독이 이임식에서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송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SK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날, SK 선수단만큼이나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보낸 이가 있었다. 바로 이만수 감독이다. 2006년부터 2014년까지 SK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KS 우승 등 여러 영광의 순간을 함께 한 이 감독은 혈투끝에 왕좌에 오른 친정팀 SK의 우승을 지켜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이 감독은 “TV로 KS를 지켜봤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좋은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SK를 응원하게 되더라. SK가 우승을 차지해서 나도 대리만족을 하게 됐다. SK의 우승을 이끈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올시즌 우승 전까지 SK의 가장 최근 KS 진출(2012년)을 이끌었던 이 감독은 6년 만의 KS 진출과 더불어 우승까지 차지하며 완벽한 부활을 선언한 SK의 성과를 뿌듯한 마음으로 지켜봤다.

이 감독이 SK에서 지도자로 있을 당시 SK 왕조의 주축 선수이자 입단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신예 선수들은 이제 선수단의 고참과 주축이 돼 감격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이를 지켜본 이 감독의 마음도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은 “왕조시절 우승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았던 건 분명 올해 SK 우승에 큰 도움이 됐을 거다. 결국 김강민, 박정권 등 고참 선수들이 이번 KS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큰 경기에서도 과감하게 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서 역시 베테랑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밖에서 바라본 SK 선수단의 분위기에서도 우승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화면으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SK 선수단의 분위기가 밝고 좋아보였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나에게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비룡군단의 명색에 맞게 주눅들지 않고 과감한 스윙으로 공격적인 야구를 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이 감독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우승을 차지한 뒤 기뻐하는 SK 선수단의 사진과 함께 ‘SK 선수단의 우승을 축하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멋진 경기였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연장전까지 간 혈투였지만 야구의 묘미인 홈런으로 우승을 확정 짓는 SK 야구팀을 지켜보면서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9년간 몸담았던 팀이고 그때 함께 운동장에서 땀 흘리던 선수들이 여전히 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감격이 배가 됐다. 스포테인먼트를 표방하며 팬들을 끌어안고, 야구장 환경을 누구나 오고 싶어 하도록 바꿔나가도, 클린 구단으로서 선수단 관리를 하고 프런트와 현장의 소통이 있는 SK 야구팀이 이런 결실을 맺게 되어서 야구인의 한사람으로서 더욱 의미 있고 기쁘다”고 적었다. 이어 “성적이 모든 것을 덮어주는 풍토에서도 꿋꿋이 큰 그림을 그려서 명문구단이 되어가는 SK 야구팀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글을 끝맺었다. 이 감독에게도 12일 밤은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

superpower@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