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 힐만
SK 트레이 힐만 감독과 김민 매니저. 사진제공 | 김민 매니저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SK가 8년 만에 한국시리즈(KS) 트로피를 들어올린 날, 이날은 SK 트레이 힐만 감독과 SK와의 2년 간의 동행이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 날이기도 했다. 때문에 우승에 대한 기쁨 속에서도 선수단과 이별을 해야한다는 사실이 힐만 감독의 감정을 더욱 격하게 만들었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힐만 감독 옆에서 그의 귀와 입이 되어준 김민 매니저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종료 후 승장 인터뷰를 하기 위해 인터뷰실에 들어온 힐만 감독과 김 매니저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격한 우승 세리머니를 한 뒤 들어온 터였다. 취재진을 향해 한국말로 “미안”이라고 말하며 특유의 위트를 보여준 힐만 감독은 곧 우승에 대한 소회를 담담하게 풀었다.

그렇게 경기에 대한 총평을 마친 후 힐만 감독은 2년 동안 자신에게 많은 도움을 준 사람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 시즌 동안 지근거리에서 한 몸처럼 자신을 따라다니며 도움을 준 김 매니저에 대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힐만 감독은 김 매니저의 어깨를 지그시 감싸며 진심어린 고마움을 표현했다. 자신에 대한 칭찬을 직접 통역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일순 웃음이 터졌다.

옆에서 힐만 감독의 말을 통역하던 김 매니저는 힐만 감독의 감사 인사에 쑥스러운 듯 미소를 띠다가 이내 눈물을 흘렸다. 순간적으로 감정이 북받친 것이다. 그간 잘 와닿지 않았던 힐만 감독과의 이별이 고마움의 표현을 통해 확 마음에 와닿았을 것이다. 김 매니저의 뜨거운 눈물은 큰 감동과 울림을 선사했다. 힐만 감독은 “계속 통역해야지”라고 장난스러운 말을 건네며 감정이 격해진 김 매니저를 달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김 매니저는 힐만 감독에게 야구 그 이상의 것을 배웠다. 김 매니저는 힐만 감독과 함께 한 시간이 “매일이 감동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의 모든 부분이 자신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만큼 김 매니저의 인생에 힐만 감독이 미친 영향력은 어마어마했다. “감독님과의 동행이 가장 높은 곳까지 이어져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리고 싶다”고 말한 김 매니저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졌다.

인터뷰 말미 힐만 감독은 다시 한 번 진한 울림을 선사했다. KBO 관계자가 인터뷰를 마무리지으려고 하자 힐만 감독은 “원 모어 띵”이라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던 말을 전했다. 바로 취재진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여기 계신 모든 취재진 분들에게 정말 고맙다”라고 말한 힐만 감독은 모자를 벗고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며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 공식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실을 나가는 힐만 감독에게 취재진은 박수를 보냈다. 형식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온 박수였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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