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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이 지난 7일 AEIK 아테네와 홈 경기를 앞두고 최종 훈련하고 있다. 오른쪽에서 5번째가 정우영이다. 훈련장에 높은 가림막을 친 것이 눈에 띈다. 출처 | 바이에른 뮌헨 SNS

[뮌헨=스포츠서울 정재은통신원]“오늘 한국의 어린 선수가 나올 지도 모른다며?”

지난 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 프레스센터에 들어서니 한 취재진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2시간 뒤 열리는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AEK 아테네(그리스)전에서 19세 측면 공격수 정우영의 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둔 얘기였다. 지난 1월 정식 입단한 정우영은 바이에른 뮌헨 2군(4부리그)에서 14경기 6골을 기록하는 등 더 이상의 검증이 필요 없을 만큼 맹활약하고 있다. 최근엔 1군 캠프에서도 종종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우영은 아테네전을 하루 앞두고 치른 최종 담금질에도 나타나 ‘1군 데뷔’ 여지를 남겼다. 특히 아테네가 E조에서 가장 약한 팀이고 뮌헨의 다음 경기가 라이벌 도르트문트 원정이란 점도 정우영의 깜짝 출전이 점쳐진 이유다.

곧 18명의 엔트리가 배부됐는데 그의 이름은 없었다. 사실 정우영의 1군 훈련 소식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난 9월 벤피카와 E조 1차전 원정 명단에도 합류해 비행기를 타고 포르투갈까지 날아갔다. 이후에도 틈 날 때마다 니코 코바치 바이에른 뮌헨 1군 감독의 호출을 받았다. 지난 여름엔 소속팀의 미국 투어에 합류해 AC밀란과의 친선 경기에도 출전했다. 여기에 지난 달 31일 뢰당하우젠과의 DFB 포칼(FA컵) 32강 원정 경기에선 18인 엔트리에도 포함돼 라커룸에 ‘JUNG’이 새겨진 유니폼이 당당하게 내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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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 뮌헨 팬들이 지난 8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UEFA 챔피언스리그 AEK 아테네전에서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뮌헨 | 정재은통신원

과연 그가 독일 최고 명문팀의 1군 경기에 등장하는 순간은 언제가 될까. 가깝게는 독일 분데스리가의 12월 말 겨울 휴식기 이전, 늦어도 이번 시즌 안엔 이뤄질 것이 유력하다. 뮌헨이 지금의 고비를 빨리 헤쳐나갈수록 시기는 앞당겨질 전망이다. 뮌헨은 지금 ‘분데스리가 1강’의 체면이 잔뜩 구겨진 상태다. 자국리그에선 2연패를 한 번 당하는 등 3위에 그치고 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홈에서 아약스와 비겨 코바치 감독이 경질 위기에 몰리는 단초가 됐다. 뢰딩하우젠전에서도 상대가 4부리그 팀임에도 답답한 경기력으로 2-1 신승을 거뒀다. 이러다보니 코바치 감독 마음에 정우영이 있어도 쉽게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팀내 포지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세계적인 윙어 아르연 로번과 프랑크 리베리가 아직 건재하다. 독일 국가대표 토마스 뮐러,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포지션을 바꿔 나올 수 있다. 세르지 나브리, 헤나투 산체스도 있다. 정우영과 동갑내기로 역시 2군에서 주전을 꿰찬 메리탄 사바니가 뢰딩하우젠전에서 교체로 1군에 데뷔하고, 8일 아테네전 교체 명단에 오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중앙 미드필더인 사바니는 티아고 알칸타라의 부상 등으로 1군에 진입할 공간이 정우영보다 넓다.

현지에선 이제부터 정우영이 등장할 여지가 조금씩 넓어질 것으로 본다. 우선 챔피언스리그에서 16강행을 거의 확정지은 것이 긍정적이다. 오는 28일 벤피카와 최소한 비겨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짓게 되면 전력 투구할 이유가 없는 내달 13일 아약스 원정이 정우영에게 찬스다. 분데스리가에서도 경기력이 나아지고 있어 분위기만 타면 정우영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다. 정우영이 장점인 스피드와 공간 이동 능력을 앞세워 알리안츠 아레나로 점점 다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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