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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2명과 소속사 및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의 주장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다.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는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4명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 향후 이 사건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진실’을 가까이서 목격하고, 알고 있는 유일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룹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중 친형제인 이석철·승현이 소속사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담당 문영일 프로듀서(PD)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사건이 일파만파 번지는 가운데 소속사 미디어라인 및 김창환 총괄 프로듀서(회장)와 전혀 다른 주장을 펼치고, 판단을 내리고 있다.

◇김창환은 이석철·승현 형제 폭행을 교사·방조했나?

이석철·승현 형제 측이 법률 대리인을 앞세워 김 회장이 폭행을 직·간접적으로 교사 또는 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김 회장은 “문PD의 폭행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고, 교사·방조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이달초 이승현이 팀에서 퇴출된 건 폭행 사건 이후에도 회사에서 문영일 PD를 해고하지 않아서 항의를 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게 이석철·승현 형제 측의 기본 입장, 이승현이 퇴출된 건 이승현의 인성 문제가 우선이라는 게 김 회장과 미디어라인 측의 주장이다.

고등학교 3학년인 이석철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남강 정지석 변호사와 함께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문PD에게 연습실, 녹음실, 옥상 등지에서 야구방망이와 철제 마이크 등으로 엎드려뻗쳐를 해 상습적으로 맞았다”고 피해 사실을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김창환 회장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폭행 현장을 목격하고도 ‘살살해라’ 하며 방관했다”고 말했다.

이석철은 “지속해서 폭행, 협박, 아동학대, 인권 유린을 당했다”며 “리더로서, K팝 가수로서 사랑하는 멤버, 동생이 당한 상처를 방관할 수 없다. 더이상 K팝 신에서 아동학대와 인권 유린이 사라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이정현 대표는 21일 전화통화에서 “문PD의 폭행·폭언을 은폐하거나 감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회사 직원이 폭행·폭언을 한데 대해 관리적·도의적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져야 한다. 소속사에 손해 배상 등 민사 소송을 한다면 당연히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김창환 회장이나 내가 폭행 등 가혹행위를 방조·교사했다는 주장엔 동의할 수 없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석철·승현의 법무대리인 측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폭행을 일삼는 피디를 해임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게 했다는 사실 자체가 바로 방조행위, 즉 ‘부작위에 의한 방조’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10월 4일 이승현 퇴출 이유는? ‘프로듀서 복귀에 대한 항의’ vs ‘인성문제’

지난 4일 멤버 이승현이 퇴출된 데 대해 이승현 측은 “폭행 재발방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이후에도 크고 작은 폭행, 가혹행위, 욕설 등 언어폭력이 계속 됐다. 2018년 10월 들어 문PD가 다시 복귀하면서 멤버들이 공포에 떨며 전전긍긍하고 있던 차에 10월 4일 이승현이 문PD에게 ‘사람을 때린 사람은 이야기하지 마세요’라고 정식 항의하고, 김창환에게 문PD의 복귀에 대해 항의하자 김창환이 이승현에게 밴드에서 나가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라인 이 대표는 “승현이 아버지도 승현이가 어떤지 잘 안다. 2017년 6월 폭행 사건 이전에도 승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수습하기 위해 온 적이 많다. 승현이는 화가 나면 행동이 거칠어지거나 돌발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 회사 직원, 스태프에게 하는 행동과 말에 문제가 있었는데 급기야 김창환 회장이 멤버들을 모아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대들었다는 말을 듣고 더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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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스트라이트. 사진 | 더 이스트라이트 SNS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4명도 이석철·승현 형제와 같은 생각일까?

이석철은 기자회견장에서 다른 직원들은 몰랐냐는 물음에는 “담당 프로듀서가 우리를 관리해 직원들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멤버 모두 신고하고 싶었지만 꿈이 망가질까봐”라며 “주위에서 응원해주고 성공하라고 메이저 시장에 보내줬는데…. 신고 못하는 게 슬펐다. 우리끼리 속에 담아뒀다. 내가 멤버들을 대신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석철의 법률 대리인 역시 현재 이석철·승현 형제만 형사 고소를 준비 중이라면서 “준비 과정이 새어나가 역공을 받을까봐 다른 멤버들과 상의를 안했다. 이후 동참한다면 같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석철·승현의 법률 대리인 측은 미디어라인은 멤버를 통해서 다른 멤버들을 감시하는 식으로 통제를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창환 회장은 “(사건이 터진 뒤) 멤버 한명은 나를 보고 울더라. 너무 마음이 아프다. 이석철이 왜 자신이 더 이스트라이트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기자회견에 나왔는지 다른 멤버 가족들은 황당해 한다. 내가 다치는 걸 막으려고 남은 멤버 4명의 미래를 막고 싶진 않다. 그런데 저쪽에서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면 나를 믿고 따라오는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될지…,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이다. 남은 멤버들에게 미안하다. 음악 열심히 하도록 돕고 꿈을 키워줘야 하는데…, 나만큼 남은 멤버들도 힘들어 하고 있다”고 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미디어라인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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