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건
박태건이 14일 익산종합운동장에서 끝난 전국체전 남자 100m 결승에서 1위를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익산 | 도영인기자

[익산=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한국 남자 육상 단거리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박태건(27·강원도청)이 생애 처음으로 전국체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박태건은 제99회 전국체육대회 폐막일인 18일 진행된 한국체육기자연맹 기자단 투표에서 총 유효표 47표 가운데 25표를 획득해 수영에서 통산 5번째 5관왕을 차지한 박태환(인천시청·10표)를 밀어내고 MVP에 선정됐다. 박태건은 이번 대회에서 남자 육상 일반부 100m, 200m, 16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3관왕을 차지했다. 그의 3관왕은 2016년 이후 2년만이다.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16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낸 박태건은 2015년까지만해도 중거리인 400m를 주 종목으로 삼았다. 하지만 강원도청 이적 후 단거리인 200m로 주 종목을 바꾸면서 육상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됐다. 지난해 11월 박봉고에서 박태건으로 개명을 한 그는 이름을 바꾼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는 단거리 주자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열린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는 20초40의 기록을 세우면서 31년만에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200m 결승에 진출했지만 기대했던 메달권 진입에 실패하면서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시즌 마지막 대회인 전국체전에서는 3관왕에 오르면서 한국 육상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박태건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일반부 100m에 출전해 정상에 오르며 이변의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그는 지난 14일 전북 익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00m 결승에서 10초30으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해 동갑내기 라이벌이자 대회 4연패를 노린 ‘단거리 간판’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을 0.05초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건은 단거리로 전향한 이후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기량이 눈에 띠게 좋아지고 있다. 그는 “100, 200m 훈련을 주로 하다보니 스피드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체력적인 부분도 떨어지지 않았고, 기술 습득을 잘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박태건은 이번 대회에서 3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전국체전에서 통산 17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도 유력한 MVP 후보로 평가받았던 박태환은 5개 출전 종목(자유형 200m·자유형 400m·계영 400m·계영 800m·혼계영 4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쓸어담으며 2년 연속 5관왕을 차지했지만 기록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여 MVP 기회를 놓쳤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