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KT 이숭용 코치 \'보람찬 하루 마무리는 정리정돈 철저\'
야간에도 훈련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숭용이 휴식일인 22일을 앞두고 야간훈련을 마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전화가 온 것은 처음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다.”

KT 이숭용 신임단장은 새 직함을 낯설어했다. 18일 오전 KT 신임 단장으로 선임된 이 단장은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했다. 너무 의외였기 때문에 생각 정리가 아직 덜 됐다. 5년 동안 KT에 몸담으면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잘 정리해 프런트와 상의해 좋은 방향으로 함께 끌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KT 유태열 대표이사와 점심을 먹으며 단장직 제안을 받은 이 신임단장은 18일 오전 제의를 수락했다. 그는 “창단때부터 KT에 합류해 1군에서 2년 반, 2군에서 2년 반을 보냈다. 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는 것에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 코치로 있으면서 설정했던 나름의 방향을 토대로 KT만의 색깔을 만드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이숭용
프로야구 제10구단 KT 위즈에 마지막으로 합류한 이숭용 코치가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애리조나 캠프로 출국하기 전 다른 코칭스태프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산재한 과제가 많다. 베테랑 중심의 선수단 특성을 고려하면 차세대 주력군을 육성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다. 팀의 기틀을 세우고 장기비전을 확립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단장은 “신임 감독을 선임하면 믿고 맡길 계획이다. 프런트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신임 감독이 팀을 잘 끌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아니겠는가. 대신 나는 2군을 기반으로 한 선수 육성에 신경쓸 예정이다. KT만의 플랜을 만들어 2~3년 안에 뚜렷한 색깔을 가질 수 있도록 기틀을 잡는 것이 최대 목표”라고 강조했다.

선수 육성뿐만 아니라 선수별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KT 색깔에 맞는 코칭스태프 육성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단장은 “기존 코칭스태프가 가진 장점은 장점대로 갖고 갈 계획이다. 코칭스태프, 운영, 육성, 스카우트 파트 프런트와 머리를 맞대 함께 공부하면서 팀 방향성을 잡아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한다. 책임감도 무겁지만 KT에서는 첫 번째 선수출신 단장인만큼 ‘못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후배들에게 더 넓은 길을 터주기 위해서는 사명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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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현대) 이숭용. (스포츠서울 DB)

이 단장은 “코치를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부분은 섬세함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팀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창단팀 특성상 여러 구단에서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팀에 대한 자부심을 갖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은 하위권에 머물러 있지만 우리 팀에 대한 프라이드를 갖고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면 분명 좋아질 것으로 믿는다. 선수단 변화를 논하기는 업무 파악도 덜 된 상태라 꼬집어 말하기 어렵다”고 솔직한 속내도 털어 놓았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신임 감독 선임 작업도 시간을 두고 시작할 계획이다. 선수단은 오는 24일 일본 미야자키현 휴가시로 마무리캠프를 떠나지만 이 때까지 감독 선임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다. 이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심사숙고 하겠다. 팀 사정을 들여다보면 쉽게 감독을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서두르지 않고 프런트 의견도 종합해 후보군을 정할 계획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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