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훈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정상훈이 코미디 연기에 대한 애정과 바람을 전했다.

정상훈은 18일 개봉한 영화 ‘배반의 장미’(박진영 감독)을 통해 폭 넓은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 하고 동반 자살을 결심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정상훈은 시나리오 작가 심선 역을 맡아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인물을 그려내 웃음을 담당했다.

지난 1998년 데뷔한 정상훈은 드라마와 뮤지컬을 오가며 연기 내공을 쌓았고 tvN ‘SNL 코리아’에서 능청스런 코미디 연기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영화를 비롯해 현재 출연 중인 tvN ‘빅 포레스트’까지 코믹하면서도 공감 가는 연기를 펼치고 있는 정상훈은 연기는 물론 삶의 태도에 대해 솔직하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 영화의 완성본을 본 소감은 어떤가.

시사회에서 옆자리에 황정민 형과 아내가 앉아있었고 뒤에는 공효진 씨가 있었다. 영화를 보며 떨리고 울렁댔다. 코미디 작품인데 관객들이 웃지 않을까 굉장히 걱정했다. 다행히 시사회에서 많이 웃어주셨다. 개인적으로 내 연기에 대해 속상한 부분도 있었지만 겸허히 받아들이려 한다.

- ‘배반의 장미’의 어떤 매력으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나?

지난 2008년 ‘기발한 자살행위’라는 프랑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을 했었다. 당시에 집단 자살을 주제로 왜 살아야 하는 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내용이었는데 굉장히 재밌었다. 그 때의 기억이 났다. 시나리오를 보며 자살을 결심한 인물들이 갈등을 느끼고 살아야 할 핑계거리를 찾는 것이 재밌고 매력적이었다.

- 이번 작품에서 정상훈의 주 분야인 코미디 연기를 펼쳤다.

코미디 작품이 제일 어렵다. 그래도 부담을 갖고 연기를 시작하면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서 부담감은 갖지 않았다. 함께 신을 만들어가는 그 앙상블을 좋아하는데 여럿의 군상이 충돌해 시너지가 나오는 장르가 바로 코미디다. 윌 페렐이나 잭 블랙처럼 그 사람만 표현할 수 있는 코미디를 해보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

- ‘배반의 장미’에서는 김인권, ‘빅 포레스트’에서는 신동엽까지 코미디 연기의 대가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동엽이 형은 존경하는 선배다. 연기를 정말 잘 하고 배울 점이 많은 형이다. 인권이는 이전 작품을 보며 자기 역할을 잘 한다고 생각해왔다. 일단 사람이 너무 착하다. 코미디 연기를 하다보면 가끔 웃음에 대한 욕심이 있으신 분들도 있는데 인권이는 앙상블이 정말 잘 맞았다.

정상훈 (2)

- 영화에서 정상훈의 애드리브가 돋보인다. 애드리브의 비결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일단 많이 던져놓는다.(웃음) ‘SNL 코리아’를 통해 그런 노하우를 많이 공부했다. 일주일에 한번 씩 모여 브레인스토밍을 했는데 많은 분들 앞에서 검증을 받으니 웃음에 대한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더라. 그래서 애드리브도 일단 많이 던진다. 골라 쓰는 분은 감독님이다. 다양한 애드리브를 하며 컷 포인트가 다를 수 있으니 경우의 수를 두는 편이다.

- 정상훈의 코미디 연기에 있어 ‘SNL 코리아’가 많은 역할을 한 것 같다.

거의 학교다. 코미디 연기의 선수들이 진짜 많다. 함께 모여 공부도 했고 캐릭터에 대한 아이디어도 제시하며 현장에서 정말 재밌었다. 고경표 씨나 김슬기 씨, 권혁수 씨나 김원해 형까지 모두 잘 돼서 좋다.

- ‘SNL 코리아’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상훈의 모습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정말 재밌지만 당분간은 배우로서 좀 더 작품을 통해 선을 그어가고 싶다. 아주 얇은 선이지만 굵게 지워지지 않는 매직처럼 남기고 싶다. 예능을 해보니 모두 대단한 분들이라 느꼈다. 연기는 대본이 짜여 있어 어느 정도 숨을 곳이 있는데 예능은 숨지 못한다. 내 모습을 그대로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동엽이 형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있는데 동엽이 형이나 유재석 형은 모든 분들의 가족과 같은 개념이 아닐까 싶다. 오랜 시간 대중과 함께하지 않았나. 정말 그 위치까지 가기 힘든 것인데 똑똑한 분들이다.

- 이처럼 자신의 코미디 연기가 담긴 ‘배반의 장미’가 어떤 영화로 남았으면 좋겠나.

선택의 폭은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프랑스 예술 영화도 상영하고 아트관도 따로 있었는데 요즘은 거의 없더라. 비디오 대여점에 가도 다양한 영화가 있었는데 요즘은 많이 볼 수 없어 아쉽다. 관객 분들께 여러 장르의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 생각했고, 코미디 영화도 많이 볼 수 없었기에 그런 것에 한 몫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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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태원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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