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살인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극장가가 역주행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이 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암수살인’은 전날 일일 관객수 7만3152명을 모으며 누적관객수 290만6969명을 기록했다. 300만 관객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개봉 첫주에는 할리우드 대작 ‘베놈’에 밀려 고전하는듯 했던 ‘암수살인’이 개봉 일주일째부터 역전에 성공하며 흥행 상승세를 탔다.

이같은 역주행 신바람은 박스오피스 3위에 랭크된 영화 ‘미쓰백’(이지원 감독)에도 불고 있다. ‘미쓰백’은 지난 11일 개봉 후 매일 관객수가 늘어나는 모습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보통의 영화들이 일요일보다는 토요일에 관객이 더 많은데, ‘미쓰백’의 경우는 지난 13일 토요일보다 14일 일요일에 관객이 더 많이 들어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누적관객수는 15일까지 22만6281명이다.

한지민

두 영화 모두 마음을 먹먹하게 하는 진한 여운을 주며 관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역주행에 성공한 분위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물인 ‘암수살인’은 그동안 많았던 통쾌한 스릴러물과는 전혀 다른, 가슴을 뻐근하게 하는 묵직한 울림이 관객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범죄 사건을 접근하는 형사의 시선이 그동안 많은 영화에서 보여진 다른 형사들과는 차별성이 있게 그려지며 형사라는 직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범죄자와 형사의 대결구도만이 아니라 이름 없는 범죄 피해자들의 입장을 더 아우르는 영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쓰백’은 그동안에도 텔레비전 뉴스 등을 통해 여러번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됐던 아동학대를 소재로 하면서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 보기는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그안에 살아숨쉬는 아동학대의 피해자들이 보여주는 이야기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내용적인 진정성에 배우들의 연기력이 밑바탕이 된다는 점도 두 영화의 공통점이다. ‘암수살인’의 김윤석과 주지훈은 빈틈 없는 연기력으로 영화를 꽉 채우며 영화의 몰입도를 높였다. 그동안에도 여러번 형사 역을 맡았던 김윤석은 ‘암수살인‘에서만의 새로운 형사로서 관객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했고, 주지훈은 영락없는 비열한 범죄자의 모습으로 새로운 인생캐릭터를 만들었다. ‘미쓰백’의 한지민은 살아남기 위해 전과자가 되고 세상과 등지고 사는 타이틀롤이 되어 그전에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친 카리스마로 관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동안의 청순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다가오던 한지민의 대변신이지만, 공감을 이끌어내는 연기력으로 영화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영화관계자는 “열심히 만든 영화가 입소문으로 흥행에 탄력이 붙는 모습은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믿고 보는 배우들의 힘이라 할수 있고, 완성도 높은 영화를 알아보는 관객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 ㈜쇼박스·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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