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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1세대 아이돌 H.O.T.(강타, 문희준, 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와 팬클럽 ‘클럽 H.O.T.’는 17년만에 열린 오작교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오래 헤어져 있었지만 서로를 향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오빠들’은 지속적인 만남을 약속했지만 또다시 오작교가 열릴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13~14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 콘서트’(FOREVER HIFIVE OF TEENAGERS CONCERT)에는 이틀간 10만여 관객이 몰려들었다. 2001년 2월 27일 H.O.T.가 마지막 콘서트를 열었던 이곳에서 이들의 재결합 이벤트가 다시 열렸고, 팬들은 구름 관중으로 화답했다.

H.O.T.의 재결합은 쉽지 않았다. 2001년 5월 해체된 뒤 올해 2월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3’ 특집을 통해 다시 뭉쳤고, 긴 시간 논의 끝에 이번 공연이 열렸다.

H.O.T.는 공연 도중 재결합이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연 도중 뭔가를 암시하듯 ‘2019’라는 숫자가 대형 전광판에 뜨기도 했다.

토니안은 “오늘 어쩌다 보니 제 신곡이 나오게 됐다. 5명의 음악이면 좋았겠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 그날이 오는 날까지 제 음악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말했다.

강타는 “앞으로도 자주 이렇게 모이면 좋겠다”고 말했고, 문희준은 “멤버들과 연습실에서 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우리 영원히 함께하자’, ‘최선을 다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들의 공연 준비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한 관계자는 “H.O.T.멤버들은 무대에서 뿐 아니라 실제로도 5명이 정말 사이가 돈독했다. 똘똘 뭉쳐서 뭔가를 다시 만들어 보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H.O.T. 멤버들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철저하게 팬을 먼저 생각하는 태도를 보였다. 공연 티켓 예매를 시작하기에 앞서 H.O.T. 멤버들은 “우리 멤버들도 초대권을 가져가지 않겠다. 가능한 모든 티켓 수량이 팬들에게 돌아가게 조치해 달라”고 공연사에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H.O.T. 팬클럽 ‘클럽 H.O.T.’ 멤버들도 공연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연장 입구가 복잡했다. 하지만 관객들은 ‘H.O.T. 오빠들 망신을 팬이 시키면 안된다’며 질서정연하게 행동하더라. 화장실 줄도 길고 여러모로 미흡한 점이 있었다. 공연장 최대 수용인원이 원래 4만5000여 명 정도인데 이번엔 시야 제한석까지 모두 열었다. 그 자리에 앉으면 정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데 아무도 불만을 털어놓지 않았다”며 놀라워했다. 팬들의 연령대를 고려해 이번 공연장에는 아이돌 공연으론 이례적으로 미아보호소도 개설됐지만 한명의 미아도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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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H.O.T.와 ‘클럽 H.O.T.’의 재결합이 다시 이뤄지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팀명을 둘러싼 상표권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H.O.T. 상표권을 가진 SM엔터테인먼트 전 대표 출신 A씨와 공연 주최사 솔트이노베이션 사이에 이번 콘서트에 앞서 상표권 사용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향후 법적 공방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주최측은 ‘H.O.T.’라는 약자 대신 ‘Highfive of Teenagers’를 전면에 내걸어 분쟁을 피하려 노력했지만 팬들은 H.O.T. 공연에서 H.O.T.라는 이름과 글자를 볼 수 없는 아쉬운 상황이 연출됐다.

멤버들의 소속사가 다 달라 스케줄 조율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지속적으로 활동하려면 SM엔터테인먼트 동료 그룹이었던 신화가 신화 활동을 위해 설립한 ‘신화 컴퍼니’ 같은 회사가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솔트이노베이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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