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913 안상휘 국장(6)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케이블 채널 tvN은 이제 지상파보다 더 많은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를 선보이며 안방극장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인기 작가나 브랜드화된 PD들의 히트작이 주요한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는 꾸준히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간 제작진이 존재한다. 그 중 tvN 안상휘 예능국 국장은 ‘SNL코리아’를 비롯해 최근 ‘빅 포레스트’까지 코미디에 특화된 콘텐츠에 집중하며 채널을 한 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1994년 케이블이 개국하면서 KMTV에서 첫 발을 내디딘 안상휘 국장은 이후 제작사에서 김정민, 김현정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했다. 또 tvN 개국드라마 ‘하이에나’를 하기도 한 그는 애니메이션, 쇼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내공을 쌓아오다 ‘SNL코리아’를 런칭하며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SNL코리아’는 안 국장이 첫 성공한 작품이자 그를 업계와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줬다. 그는 “43살에 처음 했는데 데뷔 한 느낌이다. 마치 첫 사랑 같은 느낌이라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드라마 팀장으로 프로듀싱을 하다가 드라마를 잘 되지 않아 예능국 기획계발팀으로 있었다. 과거 부터 ‘SNL’을 하고 싶었고 을의 감성으로 시장에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사실 종영해서 많이 서운하다. 풍자 코미디 하나 정도는 콘텐츠 업계에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미국에서 42년째 하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고 우리가 하는 이유도 있었다. 다만 풍자를 하는 것이 서로 익숙하지 못했다. 함께 여유있게 웃어야 하는데 불편하고 자칫 잘못하면 조롱이 될 수 있었다. 그래도 다시 풍자를 할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SNL코리아’는 잠시 우리곁을 떠났지만 제작진과 크루 등은 ‘빅포레스트’와 ‘최신유행프로그램’ 등을 통해 다시 만나고 있다. 그는 “‘SNL코리아’가 회사에서 인재 육성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서 훌륭한 PD가 많이 배출됐다. ‘SNL코리아’는 야외 디지털숏을 하면서 작가와 아이템을 뽑고 대본을 만들고 촬영, 편집까지 다 하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하기에 역량을 키우는 것이 좋다. 그리고 크루도 가족같아 신규 프로그램을 하며 무조건 함께 한다”고 기뻐했다.

대한민국 대표 방송인이자 개그맨 신동엽은 데뷔 27년만에 안상휘 국장과 함께 ‘빅 포레스트’에서 첫 정극 연기에 도전하고 있다. 신동엽의 캐스팅에는 ‘SNL코리아’ 시절부터 함께 합을 맞춰온 tvN 안상휘 예능국 국장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

안 국장은 “서로에 대한 믿음이 ‘SNL코리아’를 7년간 하면서 생겼다. 신동엽은 연기자 뿐만 아니라 연출자로 역할을 했는데 나와 작가진에 대한 신뢰가 쌓였다. 또 박수원 PD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신동엽은 3대 MC 중 한명이지만 단지 MC로 남기에는 연기를 잘하는 끼와 재능이 있다”고 전했다.

‘빅포레스트’는 소재와 방식부터 새로운 시도를 담은 드라마로 그 중심에는 신동엽이 있다. “사실에 근거한 픽션인데 서민이 주인공인 드라마를 하고 싶었다. 지금 드라마가 권력형, 경찰, 의사, 취준생 등 소재가 제한적이었다. 약간 소외된 느낌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신동엽도 ‘SNL 코리아’ 하기 전까지 어려움이 있어 그것과 연결 시키고자 했다.”

안 국장은 “신동엽 같은 연예인은 방송가에서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그는 “신동엽이 하면 용서가 되고 귀엽게 받아들이는데 본인 스스로도 20년이 걸렸다고 한다.엄청난 경륜과 노하우가 있고 혜안도 가지고 있다. 수백명의 연예인·코미디언·배우를 봤지만 이런 인물은 나오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빅 포레스트’에는 신동엽 뿐만 아니라 정상훈도 주인공으로 출연해 맹활약하고 있다. “캐릭터가 자칫 굳어져 가는 느낌도 있는데 기존과 전혀 다른 사채 추심업자를 하는 것도 신선하고 주인공도 처음 해본다. ‘양꼬치엔 칭따오’로 떴는데 배경도 대림동이라 여러가지가 잘 맞물렸다. 블랙코미디에 대한 갈증도 많은데 대중성이 떨어지지만 시도를 하는 것 자체로 매력이 크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빅 포레스트’는 최근 찾아 보기 힘든 금요드라마로 신선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드와 같이 주1회 드라마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했다. 미니시리즈가 월화·수목.·금토 혹은 토일로 가는 이유는 화제성과 콘텐츠의 힘을 편성으로 보완하는 것이다. 과거 ‘세친구’와 같이 프로그램은 1회 였지만 반응이 폭발적인 코미디를 살려보고자 했다. TV편성보다는 콘텐츠 자체를 지향했다. 대신 방송당 에피소드를 두 개로 나눠 좀 더 디지털 포맷을 고민했다. 우리는 주인공을 따라가는 1인칭 드라마인데 그런 면이 디지털 콘텐츠와 잘 어울릴 것 같다.”

안 국장은 “반응이 신선하다고 오고 있다. 금요드라마는 처음이고 개척된 곳이 아니기에 조금씩 상승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사실 신동엽과 처음부터 시청률을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 대신끝날때는 웃으면서 끝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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