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전 역전골, 정우영의 슛!  [포토]
정우영이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집념의 승리였다. 축구국가대표 ‘벤투호’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5위 우루과이를 꺾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에서 황의조, 정우영의 연속골로 2-1 신승했다. 루이스 수아레스가 빠졌으나 에딘손 카바니 등 지난 월드컵 1군 정예 멤버가 나선 우루과이를 상대로 공수에서 한층 거듭난 경기력을 뽐냈다. 부임 이후 강팀을 상대로도 자신이 지향하는 공격적인 빌드업 축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한 벤투 감독은 지난달 칠레전 고전을 뒤로하고 우루과이를 잡으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한국은 이전까지 우루과이와 역대 전적에서 1무6패 열세를 면치 못했는데 이날 처음으로 승리를 맛봤다.

벤투 감독은 최전방에 손흥민~황의조~황희찬을 투입, 지난달 코스타리카-칠레와 2연전과 비교해서 선발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실험보다 자신이 지향하는 축구 색깔을 더 안정적으로 펼치면서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컵을 대비하겠다는 의도가 보였다. 필드 플레이어 10명 전원이 지난달 11일 수원에서 열린 칠레전(0-0 무) 선발진과 같았다. 골키퍼만 김진현에서 김승규로 바뀌었다.

소집 후 빌드업 훈련에 주력한 한국은 초반 풀백 홍철과 이용이 전진, 측면 움직임을 활발히하며 우루과이 수비진을 공략했다. 전반 5분 정우영의 전진 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감아찬 공을 황의조가 문전으로 달려들어 발을 갖다댔으나 공은 한뼘 차이로 빠졌다.

자리를 지키며 신중하게 경기를 펼친 우루과이는 조금씩 공격 속도를 끌어올렸다. 전반 16분 왼쪽 수비수인 디에고 락살트가 화려한 개인기로 이용 방어를 따돌린 뒤 문전으로 패스했다. 나이탄 난데스가 골키퍼와 맞섰으나 다행히 슛이 제대로 맞지 않았다. 이어 마티아스 베치노의 오른발 중거리 슛도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손흥민, 골문 두드리기 시작해볼까~  [포토]
손흥민이 상대 측면수비수 디에고 락살트와 볼경합하고 있다.

우루과이가 공격 지향적으로 나오지 않은 사이 한국은 볼 소유를 늘리며 기회 창출에 애썼다. 그러나 힘과 개인전술이 뛰어난 우루과이는 2선과 후방 간격을 좁히면서 틈을 주지 않았다.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자 손흥민이 2선까지 내려와 공을 따내는 데 주력했다. 전반 33분 손흥민의 패스를 문전에서 황의조가 이어받아 뒤따르던 남태희에게 슬쩍 내줬다. 남태희가 오른발 슛을 시도했으나 골키퍼 정면을 향했다. 양 팀 통틀어 전반에 나온 유일한 유효 슛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우루과이는 전반보다 라인을 끌어올려 한국에 맞섰다. 후반 4분 만에 황희찬이 허를 찔렀다. 중원에서 우루과이 패스를 자른 뒤 20여m 드리블 돌파, 우루과이 수비 뒷공간을 가르는 침투패스를 넣었다. 황의조가 이어받아 오른발 슛을 시도했는데, 페르난도 무슬레라 골키퍼가 선방했다. 우루과이는 전반 활발한 공격 가담을 펼친 왼쪽 풀백 락살트 뿐 아니라 오른쪽 풀백 마르틴 카세레스도 적극적으로 올라오면서 한국을 위협했다. 후반 7분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위협했다. 7분 뒤엔 페널티박스 정면으로 흘러나온 공을 왼발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했는데, 한국 골문 왼쪽 모서리를 맞고 나왔다.

우루과이전 첫 골의 주인공, 황의조!  [포토]
황의조가 후반 선제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우루과이 공세에 당황한 한국은 그러나 금세 분위기를 뒤집었다. 전반 18분 손흥민의 힐패스를 받은 남태희가 문전을 파고든 황의조에게 논스톱 전진 패스를 넣었다. 이때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황의조의 동선을 가로막았는데,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건 손흥민. 숨을 고르고 찬 그의 오른발 슛을 상대 수문장 무살레라가 몸을 던져 쳐냈다. 그러나 재빠르게 문전 쇄도한 황의조가 정확하게 오른발로 차 넣으며 골문을 갈랐다.

벤투 감독은 선제골 이후 많이 뛴 황의조를 빼고 석현준을 투입해 공세를 이어갔다. 우루과이 역시 스투아니 대신 막시 고메스를 넣어 반격했다. 우루과이 공세를 잘 제어한 한국은 후반 27분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동점골을 내줬다. 페널티 아크 오른쪽에서 김영권이 공을 잡는 과정에서 미끄러졌다. 재빠르게 루카스 토레이라가 낚아채 측면을 파고든 뒤 문전 베치노에게 연결, 베치노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한국은 실점에도 흔들림이 없었다. 후반 32분 황희찬 대신 문선민, 김영권 대신 김민재가 들어가 힘을 보탰다. 2분 뒤 세트피스에서 추가골에 성공했다. 손흥민이 오른발로 차올린 공을 석현준이 헤딩으로 연결했다. 공이 수비에 가담한 에딘손 카바니 발에 맞고 골문 오른쪽으로 흘렀다. 재치있게 정우영이 달려들어 밀어넣었다. 상암벌은 뜨거운 환호로 가득했다.

우루과이전 골키퍼 김승규...내가 막는다!  [포토]
김승규가 상대 공격을 쳐내고 있다.

한국은 동점골 사냥에 나선 우루과이 막판 맹공을 지혜롭게 대처했다. 경기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줄기차게 상대 측면을 흔들었다. 기성용 대신 황인범이 투입돼 중원 싸움도 지속했다. 후반 추가시간 4분도 잘 버텨내면서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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