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기자]'안녕하세요' 역대급 사연이 시청자들의 분노 게이지를 상승시켰다.


8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가수 이기찬, 그룹 네이처 루-가가, 코미디언 김민경,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날 첫 번째 사연으로 '바람난 남편'이 소개됐다. 고민 주인공인 아내는 전국을 돌아다니는 '바다 낚시광' 남편 때문에 힘들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남편이 낚시에 미쳤다. 쉴 때마다 가고, 평일에도 움직인다. 그런데 '미안하다'는 말을 한 번도 못 들었다. 돈 역시 지금까지 몇천만 원은 쓴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낚시 중독'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남편의 폭언과 무관심이 도를 지나쳤던 것. 넷째 출산을 앞둔 아내는 "생활비를 받아서 쓰는데 일일이 보고해야 한다. 세 딸을 위해 몇천 원짜리 핀을 샀다고 하니까 남편이 '네가 만들면 되지'라고 핀잔하더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처음으로 임부복을 두 벌 구매했다"며 "생일 선물도 받아본 적 없다. 남편은 명품만 입는다"라고 덧붙여 현장을 발칵 뒤집었다.


해명이 이어졌다. 싸늘한 반응 속에서 등장한 남편은 "저녁마다 아이를 씻겼다. 잘해 준 건 기억을 못 하고 아쉬운 것만 떠올리는 것 같다"고 서운해했다. 하지만 아내는 "임신 통증 때문에 불가피하게 부탁한 것인데 당연하다는 듯이 생색을 냈다"며 반박했다.


'보살' 신동엽조차 남편의 행동에 고개를 내저었다. 남편은 자신만 입는 명품 옷에 관해서 "몇 개 구매하지 않는다. '이왕 사는 거 비싸더라도 좋은 것 사자'라는 마인드"라고 변명했다. 또한 한 번도 챙긴 적 없는 아내의 생일 선물에 대해서는 "당시 미역국을 끓여줬다. 아내에게 물어보니까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답했다"며 덤덤해 했다.


아내는 제일 속상했던 일도 고백했다. 그는 "셋째를 가졌을 때 양수가 터졌다"며 "남편에게 '나 지금 병원에 있다. 양수가 터져서 링거를 맞고 있다'고 문자 보냈다. 그런데 오지도 않고 시댁 어른들이랑 밥 먹고 있더라. '괜찮으냐'고 묻지도 않았다"고 전해 분노를 자아냈다. 주사까지 심한 남편은 잠든 뒤 임신한 아내의 배를 걷어찼다고 해 보는 이의 울화를 일으켰다.


더 큰 문제는 첫째의 소아 우울감이었다. 아내는 우울증 증세를 보이는 첫째를 걱정하며 울먹였다. 이어 치료 비용부터 확인하고, 자신에게 책임 전가하는 남편이 야속했다며 서운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문가를 통해 아이의 소아 우울감을 확인한 남편은 미안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잘못을 뉘우치던 남편은 "아내를 많이 사랑한다. 아이들은 저의 미래고 앞날이다. 열심히 살아서 다시 행복한 가정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아내 역시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빠와 엄마, 두 사람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더욱이 남편은 책임을 떠넘기는 것 대신 아내의 고충을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남편의 이기심에 애꿎은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기를, 아내 혼자 무거운 짐을 떠안지 않기를 바라본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 | 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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