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1. 2018년식 ‘아우디 A3 40 TFSI’
지난 9월 국내 수입차 판매 1위에 오른 아우디 ‘A3 40 TFSI’. 가솔린 모델이다. 제공 | 아우디코리아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2012년 이후 처음으로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 디젤 모델을 앞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간 가파른 수입차 성장세를 이끌던 디젤 모델의 비중이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이같은 변화가 지속될 경우, 수입차 시장의 지형을 바꿀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디젤 모델의 비중 감소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부 브랜드의 판매 부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치솟고 있는 유가도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가솔린의 질주…디젤에겐 악몽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9월 수입차 등록 대수를 기준으로 가솔린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은 65%(1만1187대)에 달한 반면 디젤 모델은 4530대(26.3%)에 그쳤다. 이어 하이브리드 8.7%(1492대), 전기 0.1%(13대) 순이었다.

베스트셀링 모델 역시 가솔린 모델이 주도했다. 베스트셀링 1~5위까지 모델은 모두 가솔린 모델이 차지했다. 아우디의 ‘A3 40 TFSI’가 2247대가 판매되면서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어 폭스바겐 ‘파사트 2.0 TSI’가 1912대, 포드 ‘익스플로러 2.3’ 454대, BMW ‘520’ 412대, 메르세데스 벤츠 ‘E 300’이 410대가 판매됐다. 그나마 판매 6위 역시 디젤 모델이 아닌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했다. 디젤 모델 중에서 9월 400대 이상을 판매한 모델은 한 모델도 없었다.

이에 따라 디젤 모델이 주력이던 BMW(2052대)와 메르세데스 벤츠(1943대)는 9월 월간 판매실적에서 아우디(2376대)와 폭스바겐(2277대)에 뒤져 각각 3, 4위로 밀려났다. 9월 디젤 모델의 부진 때문에 1∼9월 누적 판매량에서도 가솔린 모델이 디젤 모델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누적 점유율은 가솔린 모델이 47%로 디젤 모델 44.1%보다 앞섰다.

◇패러다임 변화 vs. 일시적인 현상

세계적으로 디젤 모델의 퇴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디젤 모델의 비중 감소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디젤 모델 퇴출을 위한 시간표를 앞다퉈 제시하고 있고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디젤 모델의 수요를 끌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의 변화는 단기적인 요인이 맞물려 있어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5시리즈를 앞세워 국내 수입 디젤 모델 시장을 이끌던 BMW가 화재 사건으로 판매세가 위축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다. 5시리즈 주력 디젤 모델인 ‘520d’의 월 판매량은 7월 523대, 8월 107대, 9월 197대로 주저 않았다. 수입차 시장의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급 문제 역시 디젤 모델의 판매 감소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가솔린 모델의 대대적인 할인 정책도 단기간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치솟는 유가도 변수로 꼽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은 10월 들어서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고치를 또 갈아치우고 있다. 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보통 휘발유 가격은 전주보다 ℓ당 평균 9.4원이나 오른 1659.6원으로 집계됐다. 무려 13주 연속 상승으로 2014년 12월 둘째주(1685.7원)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자동차용 경유도 전주보다 10.0원이나 오른 1461.5원에 판매되며 1460원 선을 넘어섰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향후 전망 역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면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디젤과 친환경차 등 연비 효율성이 높은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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