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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가 18번홀에서 파 퍼트에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PGA투어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드디어 제 자리로 돌아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년 1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황제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기나긴 허리 부상과 슬럼프를 딛고 PGA 투어 통산 80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18번 홀 파 퍼트에 성공한 후 두 손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은 전성기 시절 황제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우즈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끝난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를 엮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1언더파 269타로, 2위 빌리 호셜(미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우즈의 PGA 투어 우승은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일수로는 무려 1876일 만이다.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통산 80승째이며 우승 상금 162만 달러(약 18억원)를 챙겼다.

최종일, 그는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 셔츠를 입고 라운드 내내 한 차례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으며 전성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3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우즈는 1번홀(파4)에서부터 3m 버디 퍼트 성공하며 우승을 예고했고 그를 추격하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 타수를 잃고 자멸하는 사이 독주를 계속했다. 13번홀(파4)에서 두 번째 버디로 선두를 굳힌 그는 15·16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지만 우승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17번 홀(파4) 티샷이 왼쪽 러프로 빠지면서 한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파세이브에 성공했고 18번 홀(파5)에서는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지만 세 번째 샷 만에 무난하게 공을 그린에 올린 뒤 파 퍼트를 성공하고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우즈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이 그린 위에 올라갔을 때 (캐디) 조이 (라카바)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될 줄 알았다”면서 “마지막 파 퍼트를 앞두고 갑자기 내가 우승하리라는 걸 깨달았다. 눈물이 살짝 고였다. 많은 일을 겪은 후 다시 해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감격했다. 우즈 또 “올해 초만 해도 우승은 무리한 요구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내 스윙을 찾고 모습을 갖춰가면서 내가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힘들었다. 지난 2년여간은 결코 쉽지 않았다. 주위 모든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1000만달러(약 112억원)의 거금이 주어진 페덱스컵은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 전까지 페덱스컵 1위였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이번 대회를 19위로 마친 상황에서 2위 로즈마저 페덱스컵 제패의 마지노선인 공동 5위 밖으로 밀려나면 우즈가 페덱스컵을 제패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8번홀 버디 한 방으로 극적으로 공동 4위가 되면서 1000만 달러(112억원) 잭폿을 터트렸다.

우승 포인트 2000점을 추가해 단숨에 페덱스컵 랭킹 20위에서 2위로 치솟은 우즈는 이 대회 우승 상금(162만 달러) 외에 보너스 상금 300만 달러(33억5000만원)를 더 받는다. 3위 디섐보에겐 200만 달러(22억3000만원)가 돌아간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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