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비인기 종목의 설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4년 마다 한 번씩 활동하는 스포츠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이벤트 때만 반짝 주목을 받는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열심히 구슬 땀을 흘리는 해당 종목 선수, 지도자, 관계자들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시 크게 다를 게 없었다. 다양한 종목에서 땀의 결실을 맺은 선수들은 저마다 목에 메달을 걸고 자신의 노력을 보상받았다. 그 중 한국 스포츠의 메달 불모지인 종목에서 큰 쾌거를 올린 종목도 있었다. 예상치 못한 성적이었기에 매스컴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 세간에 해당 종목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대중의 관심이 집중된 건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건 잠시 뿐. 다시 시선을 외면한 대중의 관심에 한 숨을 내쉴 뿐이다. 이런 배경을 바꾸기 위해서는 스포츠 행정부터 문화가 바뀌어야 된다는 목소리도 크다.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생활 체육인의 증가는 비인기 종목의 관심으로 바뀔 것이라는 게 체육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일례로 이번 대회에서 큰 성과를 낸 세팍타크로와 카바디가 대표적이다. 이름도 생소한 종목이지만 이번 대회의 성과 덕분에 해당 종목을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해당 종목의 발전에는 큰 영향을 못 미쳤다.



최근 스포츠서울과 통화에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을 땄다고 해서 해당 종목에 특혜를 줘서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며 "각 종목 단체의 1년 예산 계획에 따라 예산을 편성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 당장 메달 효과는 없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자체적으로 예산을 조달할 수 있는 후원사의 반응은 어떨까. 세팍타크로는 이번 대회에서 여자 레구 은메달, 남자 레구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안방에서 열린 지난 인천 대회 때는 공식 후원사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없었다. 대한세팍타크로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스폰서 제의는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모든 신경이 세계선수권대회 일정 등에 맞춰져 있어 한국 세팍타크로의 미래는 대회 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팍타크로는 지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남자 서클(원형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적 있다. 이후로도 꾸준히 메달을 사냥했다. 반면 이런 사정과 달리 이번 대회를 통해 생소한 이름을 알린 카바디의 사정은 비슷하면서도 더 했다.


카바디 역시 은메달로 반짝 관심을 받았으나 대회 이후 크게 달라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이상황 대한카바디협회 종목처장은 "협찬사를 알아 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려운 게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카바디는 대한체육회의 정식가맹단체로 승인받지 못한 준회원 단체이기에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하지 못했다. 부산에 본부를 둔 대한카바디협회는 현재 동아대학교의 도움을 얻어 학교 체육관에서 훈련 중이다. 그러나 이 마저도 학교 수업 일정이 없는 시간에만 가능해 선수들의 훈련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다.


카바디 선수들의 안타까운 현실은 부족한 협회 살림에서 비롯됐다. 카바디협회는 대한체육회로부터 10개월만 훈련비용만 지원받는다. 그렇기에 선수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하다. 대한체육회 역시 정부로부터 예산을 할당받아 각 단체에 지원하기에 이를 해결할 방법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비인기 종목의 열악한 현실을 타계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각 단체의 이해 관계자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법을 도출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야 4년 마다 반복되는 비인기 종목의 안타까운 현실을 그나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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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정다워기자 we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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