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강민호, 진갑용 코치
삼성 강민호, 진갑용 코치 2018.7. 11 포항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돈을 쓰고도 울상인 롯데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의 잘못된 지출이 부른 참담한 결과다. 8연패를 힘겹게 끊긴 했지만 여전히 가을야구는 멀어 보인다.

롯데는 지난 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후반기 기적같은 진격으로 가능성을 확인한 롯데는 지난 겨울 돈보따리를 풀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를 다시 한국으로 데려오는데 150억원을 투자한 롯데는 올겨울 ‘집토끼’ 손아섭을 잡는데 98억원을 썼다. 문제는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삼성)를 잡지 못했다는 점이다. 3위 이상의 성적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던 롯데이기에 아쉬운 결과다. 협상테이블에서 강민호를 놓친 롯데는 악수까지 뒀다. 포화상태인 외야수 포지션의 FA 민병헌과 80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손아섭, 전준우, 김문호, 나경민에 2차 드래프트로 이병규까지 영입한 롯데였기에 민병헌 영입은 과잉투자로 지적받았다. 민병헌이 좋은 선수이긴 하지만 몸값을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공격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롯데는 강민호의 공백을 절감하고 있다. 올시즌 마운드가 폭망 수준이다. 일단 10승 투수가 아직 없다. 18일 현재 팀내 최다승은 브룩스 레일리의 9승(11패)이다. 선발투수 중 팀내 방어율 1위도 노경은으로 4.36이다. 노경은은 대체선발로 뒤늦게 로테이션에 들어갔다. 박세웅의 부상으로 인해 올시즌 붙박이 국내 선발투수 중 믿을만한 선수도 없다. 김원중이 5승(7패), 송승준이 3승(4패)에 그치고 있다. 불펜투수 중에서도 방어율 1위는 구승민으로 3점대(3.30)다. 마무리 손승락은 20세이브를 기록 중이지만 방어율이 4.75로 높다. 팀 방어율이 5.43으로 최하위다. 지난 시즌 롯데의 팀 방어율은 4.56으로 10개팀 중 3위였다.

롯데는 강민호를 대신할 포수로 시즌 초반부터 나종덕, 나원탁, 김사훈 등을 돌려 썼지만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려 했지만 어느 팀도 롯데에 좋은 일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안중열이 시즌 중반 이후 자리를 잡고 있는 게 고무적이지만 그 역시 아직 이제 프로 데뷔 후 3시즌 동안 138경기를 뛰었을 뿐이다. 강민호의 부재는 기존 투수뿐 아니라 윤성빈과 구승민 등 젊은 투수들에게도 손해였다. 오현택, 고효준 등 새 팀에서 적응해야할 투수들도 신인급 포수에게 공을 던져야했다. 투수에 자신의 공을 받아주는 포수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다. 산전수전 다 겪은 강민호가 마스크를 쓰고 앉아 있었다면 투수들이 심리적으로 좀 더 안정된 상태에서 공을 던졌을 가능성이 높다.

올해 롯데 추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마운드 붕괴다. 박세웅과 박진형 등의 동반 부상, 조정훈과 손승락의 동반 부진도 원인이다. 그러나 대체카드도 적지 않았기에 강민호를 잡았다면 올시즌 마운드가 이렇게까지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만 1495경기를 뛰었던 강민호가 더 그리워지는 요즘의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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