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무사만루\' 위기 만난 후랭코프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투수 후랭코프가 3회초 무사 만루상황이 되자 마운드에 오른 포수 박세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8. 7. 17.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잘 나가는 집안 두산에도 걱정거리는 있다. 2위와 압도적인 차로 2018 KBO 프로야구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팀의 작은 약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18~19일 넥센전이 두산이 걱정하는 것들을 한꺼번에 모아서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기전 승리를 보장할 선발 투수, 불펜 셋업맨,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맞대결 상대와의 기싸움이다.

두산은 18일 경기에서 넥센에 7-10으로 패했다. 홈런 4방을 치며 힘으로 넥센을 압도하는가 싶었지만 넥센의 저항과 저력이 더 거셌다. 먼저 1점을 내고 역전을 당했다가 김재환 오재일의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고 류지혁의 3루타로 역전에 성공하는 등 7-4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박병호에게 동점 3점홈런을 얻어맞은 뒤 8회말 마무리 함덕주가 역전 결승타를 맞고 7-10으로 역전패했다. 19일에도 연장승부끝에 마무리 함덕주가 또 무너지며 재역전패를 당했다. 만약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상상하기도 싫겠지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시나리오다.

두산은 방어율 1위 조쉬 린드블럼(방어율 2.93)과 다승 1위 세스 후랭코프(18승), 다승 3위 이용찬 등 화려한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트 단기전에서 상대 원투펀치와 맞붙어 승산이 있느냐를 따지면 린드블럼 말고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특히 후랭코프는 20승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너무 많은 투구수와 볼넷 때문에 늘 벤치를 불안하게 한다. 18일 경기에서도 불과 5이닝 동안 투구수가 100개나 됐다. 어쩌다 안 좋은 게 아니라 시즌 평균 투구이닝이 5.1이닝 정도밖에 안된다. 좋은 공을 갖고도 어려운 승부로 투구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니 김태형 감독의 속이 답답해진다.

불펜은 두산이 시즌 내내 안고 있는 약점의 하나다. 불펜 방어율은 전체 7위에 머물고 있다. 김승회~박치국~김강률 셋업맨에 함덕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구성은 돼 있지만 김강률의 구위가 예전만 못해 안정감이 다소 떨어진다. 넥센전에서도 7회 무사 1, 2루에서 장원준에 이어 등판한 박치국이 박병호에게 동점 3점홈런을 허용했고 8회엔 2사 2루에서 함덕주가 서건창에게 결승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셋업맨이 확실하면 주자를 내보내기 전에 1이닝씩 확실하게 매조지해 마무리 함덕주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하지만 불안감 때문에 교체 타이밍을 늦추다 주자가 있을 때 투수교체가 이뤄져 실점하는 경우가 많다.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선 선발이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불펜 총력전을 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모습으로는 팽팽한 승부에서 승리를 담보하기 힘들어진다.

[포토] 이보근 \'병살 좋았어\'
2018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18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넥센 투수 이보근이 8회초 1사1루 박건우를 병살로 처리한 후 환호하고 있다. 2018. 9. 18.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aportsseoul.com

제일 큰 문제는 포스트시즌 맞대결 가능성이 큰 상대와의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점이다. 두산은 19일까지 2위 SK에 11게임을 앞서며 ‘우승매직넘버7’을 기록하고 있지만 SK와 상대전적에서는 7승7패로 팽팽하다. 4위 넥센에는 2연패하며 7승9패의 열세로 마감했다. 실제 넥센 선수들은 두산을 만나도 해볼만하다며 당차게 대적하고 있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역전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다. 3위 한화엔 8승6패로 근소한 우위지만 대전 경기를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또 SK는 메릴 켈리, 김광현, 산체스 등 두산과 비교해 절대 밀리지 않는 선발진을 보유했다. 홈런수는 10개 구단 중 1위다. 한화도 두 명의 외국인투수와 불펜이 만만치않다. 넥센 역시 힘과 기에서 결코 두산에 밀리지 않는다. 두산이 팀타율 3할을 훌쩍 넘기는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단기전에서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도 펑펑 터진다는 보장은 없다.

두산으로서 다행인 점은 정규시즌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컨디션을 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상대는 더 많은 경기를 치르며 힘을 빼고 올라오기 때문에 승산은 훨씬 높다. 하지만 돌다리도 두들기는 심정으로 약점 하나하나를 다시 점검하며 전력 보강에 골몰하는 두산이다.

whit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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