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8단1
신진서 9단.

[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세계 1위가 되고 싶다!”

지는 것을 잊었다. 신진서 9단(18)이 브레이크도 없이 15연승을 달리며 고속질주하고 있다. 그는 지난 15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8 KB국민은행 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에서 윤준상 9단을 꺾어 리그 7연승, 국내외 기전 15연승을 질주했다. 15연승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에 거뒀던 14연승을 경신한 자신의 연승 신기록이다. 올 현재 최다연승인 김지석 9단의 16연승에도 1승차로 다가섰다.

지난달 2일 KB리그 전반기 6라운드에서 입단 동기인 신민준 9단을 상대로 시작된 연승은 한 달 보름 동안 한국기사를 상대로 7승, 삼성화재배 본선과 갑조리그 등에서 중국 기사를 상대로 8승을 거두며 어느새 15연승의 높은 탑을 쌓았다. 2012년에 입단한 신진서 9단은 2015년 11연승, 2016년 10연승,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 사이엔 14연승(혼성 페어를 포함하면 18연승)을 거둔 적이 있지만 15연승은 처음이다. 이런 성적을 바탕으로 그는 현재 61승 18패, 77.2%의 승률로 다승 1위, 승률 2위에 랭크돼 있다.

지난 4~6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삼성화재 글로벌캠퍼스에서 열린 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32강전에서도 그는 난적인 중국의 우광야 7단과 리샹위 5단에게 연달아 승리하며 가볍게 16강에 올라 첫 세계대회 우승을 향해 거침없이 걸어가고 있다. 최근의 상승세에 대해서는 “단점인 경솔한 면을 고치려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 바둑을 두기 전에 스스로 ‘신중하자’고 다짐을 많이 한다. 또 경솔하게 두다가 패배할 때마다 반성과 자책을 하면서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1인자 박정환 9단에 가려진 감은 없지 않지만 못지 않은 눈부신 활약이 아닐 수 없다. 나날이 성장세가 돋보여 절정을 맞을 시기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바둑계의 중론이다. 박정환 9단의 뒤를 이을 한국바둑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진서의 올해 목표는 세계기전 우승이다.

신진서는 “백령배와 삼성화재배, 천부배 중에서 무조건 하나 이상 우승하고 싶다. 이르면 올해 안에,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가 기회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우승하려면 커제·박정환 9단과 5대5 승부가 돼야 하는데 아직은 그 정도 수준이 아니라서 더 노력해야 할 거 같다”고 신중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단기간의 목표는 당연히 세계대회 우승이고 장기적으로도 세계 1위를 다투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마음속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신진서의 시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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