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손예진이 이번에는 협상가로 돌아왔다.

손예진은 19일 개봉한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에서 인질범 민태구(현빈 분)를 멈추기 위해 협상에 나서는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았다. 한국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협상가라는 캐릭터가 전면에 선 작품으로 손예진의 활약에도 많은 기대가 모아진 작품이었다.

‘협상’의 완성본에 대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낸 손예진은 “새로운 영화였다. 대본을 펴고 덮는 시간이 빠르게 끝났다. 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더라. 하채윤이란 캐릭터가 정의감에 불타지만 내면의 여러 감정을 보고 그려낼 수 있는 지점이 많은 캐릭터라 생각했다. 능동적인 지점도 매력이 있었다. 제한된 공간 안에서 보여지는 긴장감이 흥미로웠다”고 영화의 매력을 말했다.

손예진이 맡은 하채윤은 최고의 협상가로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과 냉정함을 잃지 않는 인물이다. 역할의 전문적인 모습을 위해 손예진은 직접 헤어스타일을 단발로 바꾸는 등 외적, 내적으로 많은 노력을 펼쳤다. 그의 노력만큼 하채윤은 이성을 유지하지만 때로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이는 복합적인 모습으로 극을 이끌 수 있었다. 이에 “사실 협상가라는 역할이 처음이었기 때문에 생소했다. 감독님께서 실제 경찰청 소속으로 있는 협상가 분들을 만난 이야기도 많이 들려주시고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협상하는지 나와 있는 책도 추천해주셔서 모두 읽었다. 협상관은 경찰과 인질범의 중간 다리를 해주는 역할이라 생각했다. 생소한 직업과 긴박한 상황 속에서 하채윤이란 인물의 모습에 관객 분들이 공감해주실까 고민했다”고 역할에 대한 연구를 말했다.

또한 “너무 정의만을 부르짖는 캐릭터는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하채윤은 기본적으로 정의감이 있는 인물이지만 그 매력을 살리돼 그것만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그런 고민을 담아 끝까지 촬영했다. 협상이 주된 내용인 만큼 대사와 표정으로만 채워야 했다. 똑같은 톤으로 연기하는 것은 관객 분들이 지루하지 않을까 싶어 표정으로 많은 것을 설명해야 했는데 그 조절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다. 협상 과정에서 하채윤의 표정을 계산하긴 힘들어 제 많은 모습을 하채윤에게 끌어간 것 같았다. 내가 하채윤이라면 이렇게 할 것이다 하는 지점이 많았다”고 고민을 말하며 손예진 표 하채윤이 만들어진 과정을 전했다.

영화 속 하채윤은 침착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단계적으로 인질범 민태구와의 협상을 이끌어 나가며 최고의 실력을 보이는 인물이다. 실제 손예진 역시 신뢰를 주는 목소리와 선한 인상을 가졌기에 협상에 능한지 궁금했다. 한참을 웃은 그는 “사소하게 ‘뭘 먹을까?’하는 이야기는 한 적은 있지만 직업적으로 협상 할 일이 많지는 않았다. 하채윤을 연기하며 좋은 협상가라면 상대의 마음을 알고 원하는 것을 살며시 말해야 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상대에 따라 협상의 기술이 바뀌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는 배우와도 비슷한 것 같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매번 바뀌니 ‘그들이 이런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하는 점이 협상가가 상대의 마음을 보는 것과 비슷한 것 같다”고 답했다.

‘협상’을 통해 손예진은 현빈과 호흡을 맞췄다. 워낙 ‘멜로퀸’과 ‘로코킹’의 만남인 만큼 바라만 봐도 애절한 멜로 연기를 펼칠 줄 알았지만 두 사람은 협상가와 인질범으로 만나 날선 대립을 펼친다. 손예진은 “그런 점이 훨씬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악역하면 떠오르는 대표 배우 분들도 있지만 그게 아니라 현빈 씨가 한다 했을 때 신선함이 굉장히 컸다. ‘협상’ 은 제한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연기 시너지가 얼마나 잘 표현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인데 그런 의미에서 의외의 캐스팅이고 좋았다”고 말했다.

동갑내기 현빈에 대해서는 “통하는 것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같이 잘 만들어 갔던 것 같다. 작품에서 모니터를 통해 호흡을 맞추기에 함께 리허설을 맞출 일이 없었다. 그래서 많이 만나고 이야기도 하며 빨리 친해져야 했다. 현빈 씨와는 데뷔 시기도 그렇고 겪어온 일들이 많이 비슷했다. 그런 점에서 동질감이 있었다. 영화 마친 뒤 드라마를 촬영 중인데 그 마음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마음을 전했다.

손예진과 현빈의 만남으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협상’과 더불어 19일에는 조인성 주연의 ‘안시성’(김광식 감독), 조승우와 지성 주연의 ‘명당’(박희곤 감독) 등 기대작 세 편이 동시에 개봉한다. 이른바 ‘추석 대전’ 속에서 손예진이 생각하는 ‘협상’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지루할 틈이 없다. 어떻게 보면 무거운 주제일 수 있지만 범죄 오락 영화에 딱 떨어지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무거운 장면이 있음에도 긴박감과 생동감 넘치는 전개가 오락 영화의 최전선에 있지 않을까 싶다. 저 역시도 재밌었고 흥미로웠는데 보지 못했던 소재를 관객 분들이 좋아해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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