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최근 배우 조승우는 질문을 던지는 배우가 되고 있다.

지난 11일 종영한 JTBC ‘라이프’를 통해서 기업논리에 휘둘리는 대학병원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사회적인 이슈들을 화두로 던졌고, 19일 개봉하는 영화 ‘명당’으로는 땅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사는것이 올바른 것일지 고민하게 한다. 앞서서도 tvN ‘비밀의 숲’(2017), 영화 ‘내부자들’(2015)로 검찰 등 권력층의 잘못된 행태를 꼬집는 이야기에 나서며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필모그래피만 봐도 그의 선택에 있어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박에 알 수 있는데, 조승우도 이를 인정했다.

조승우는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어야 (선택)한다. 나는 그런 작품이 좋다”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들고 여운을 남기는게 제가 하는 연기의 목적인것 같다. 연기로도, 작품의 메시지로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의미 있는 작품, 작품이 주는 메시지에 골몰하게 된 계기가 있었을까. 조승우는 “최근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어떤 작품을 보고 그런 생각을 한 것도 아니다. 내가 어떤 연기를 해야할까 생각하고, 내 작품 필모그래피를 돌아봤을 때 내가 선택한 작품은 적어도 시대의 분명한 메시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거창하진 않아도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 그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마음이었다.

그런 조승우는 새 영화 ‘명당’에서도 자신이 바라는 모습의 캐릭터를 그렸다. 천재 지관 박재상 역으로 나서는 그는 자신의 능력을 개인의 복수의 도구로만 쓸 수도 있었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데 적절히 이용한다. 또한, 다른 인물들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할지도 고민하게 만든다.

조승우는 “가장 올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박재상이다. 영화에서는 다른 인물들에 가려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듯하지만 사실 영화의 축을 맡고 있다”고 캐릭터를 소개하면서 “그런 박재상은 자신의 능력을 헛되이 안 쓰고, 좋은 곳에 쓰려고 한다. 세상에 변화의 포인트가 되게 쓰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라이프’에서 보여준 구승효 역 역시 세상에 변화를 주는 포인트가 되기는 마찬가지였다. 구승효는 상국대학병원 총괄사장으로 오면서 병원내에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혁신을 시도, 처음에는 악역인줄 알았지만 알고보니 곪아터진 상국대학병원에 불어닥칠 더 큰 질병을 막아낼 항체를 만들어내는 항원 같은 존재였다. 그런 캐릭터들을 연달아 보여주는 조승우 역시 자신의 연기력으로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조승우는 “되든 안되든 해봐야죠”라며 담담하게 의지를 밝혔다.

조승우

또, 조승우의 표현대로 박재상은 올바른 캐릭터로, 시류에 휩쓸리지 않는 강직하고 청렴한 인물로 그려졌다. 어떻게 보면 요즘 작품들의 주인공 캐릭터로는 잘 쓰여지지 않는 평범한 듯한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는데, 조승우는 “그렇다. 요즘 유행하는 것들에 비하면 살짝 무매력이라 할지라도 메시지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좋았다. ‘명당’에서 이 메시지를 완벽하게 100%로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 박재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서 “나는 유행을 타지 않는, 10년, 20년 후에 다시 봐도 통할 수 있는 작품이나 캐릭터를 하고 싶다. 유행을 너무 타다 보면 10년, 20년이 지나서 봤을 때 이미 유행이 지나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메시지가 그렇게 중요한 조승우라면 이제 로맨스물 같은 작품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말일지도 궁금했다. 조승우는 주저 없이 “그런 작품에서라면 사랑이 의미가 되지 않느냐”며 로맨스물에 대한 가능성도 활짝 열어놨다.

조승우의 차기작은 과연 뭐가 될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한편, 조승우는 오는 11월에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나서며 2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기로 했다.

cho@sportsseoul.com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