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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태극전사들이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2부리그에 일제히 모습을 드러내 땀을 흘렸다.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30살에 독일로 새 행선지를 선택한 이청용이다. 그는 16일 독일 보훔에서 열린 2018~2019 독일 2부리그 잉골슈타트와 홈 경기에서 소속팀 보훔이 5-0으로 크게 앞서고 있던 후반 31분 교체투입돼 새 팀 데뷔전을 치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와 계약 기간이 끝난 이청용은 자유계약 신분으로 국내에서 훈련하다가 보훔과 계약이 전격적으로 이뤄져 입단했다. 추가시간 포함 17분 남짓 뛰었는데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몸을 천천히 끌어올리면 보훔에서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있다가 이적시장 마감일인 지난 달 31일 독일 2부 함부르크로 이적한 황희찬은 한국에서 A매치를 치르고 불과 나흘 만에 새 소속팀에서 풀타임 출전했다. 황희찬은 지난 15일 하이덴하임과 홈 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뒤 90분을 다 뛰었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 강등 쓴 맛을 본 함부르크는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이재성이 맹활약한 홀슈타인 킬에 0-3으로 참패하자 공격력 강화를 위해 황희찬을 영입했다. 함부르크를 이끄는 크리스티안 티츠 감독은 시차와 피로가 풀리지 않은 황희찬에 풀타임 기회를 주며 그에게 거는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함부르크는 피에르-미셸 라소가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킬에 입단하자마자 공격포인트를 쏙쏙 뽑아낸 이재성은 같은 날 그로이터 퓌르트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13분 교체로 들어갔다. 주전 입지가 확고하지만 A매치 여독을 고려해 팀 발터 감독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킬은 1-4로 크게 패했다.

아시안게임 일본전 선제골과 함께 ‘아이돌급 인기’를 과시한 이승우는 이탈리아 세리에B(2부) 데뷔전을 치렀다. 헬라스 베로나가 이번 시즌 강등되면서 2부에서 뛰게 된 그는 16일 카르피와 홈 경기에서 역시 후보 명단에 있다가 후반 34분 그라운드를 밟았다. 공격 자원 중엔 가장 먼저 조커로 투입된 것은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이탈리아의 우승 주역으로 이번 시즌 베로나 지휘봉을 잡은 파비오 그로소 감독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베로나는 지암파올로 파치니의 해트트릭을 묶어 4-1로 이겼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유럽 2부리그 출전은 2018~2019시즌의 새로운 트렌드다. 1부와 비교했을 때 2부 경쟁력이 떨어지고 연봉도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꾸준히 출전할 수 있고 1부 승격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은 큰 메리트다. 실제로 이청용과 황희찬, 이재성, 이승우 등이 몸 담고 있는 팀들은 다음 시즌 강력한 승격 후보들이다. 현재 순위도 그렇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현재 순위도 보훔이 2위, 함부르크가 5위, 킬이 8위로 선두와 한 경기 차(승점 3) 이내다. 베로나는 19개 팀 가운데 2위를 달리고 있다. 승격이 불발되더라도 다른 1부 팀의 시야에 계속 들 수 있어 2부리그는 ‘기회의 땅’으로 손색이 없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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