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 인턴기자] 배우 송혜교(37)가 결혼 이후 1년 만에 tvN 새 드라마 '남자친구'로 컴백한다. 연예계에 입문한 지 어느덧 23년 차, 작품마다 다양한 페이소스를 보여 준 그는 배우 인생에서도 2막을 앞두고 있다.


송혜교-송중기 커플을 탄생시킨 한류 블록버스터 KBS2 '태양의 후예' 이후 드라마같은 결혼, 달콤한 신혼을 즐긴 그녀가 선택한 2년만의 복귀작은 정통 멜로다. 오는 11월 방송되는 '남자친구'는 우연히 만난 두 남녀가 서로의 삶을 뒤흔드는 불상사가 돼버린 아름답고 슬픈 운명적 사랑 이야기로 송혜교-박보검의 출연만으로도 이미 화제몰이 중이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남자친구'는 영화 '7번 방의 선물', '국가대표2'의 각색을 맡았던 유영아 작가와 SBS '질투의 화신', '엔젤아이즈'로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박신우 감독이 손을 잡았다. tvN'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비롯해 MBC'그녀는 예뻤다', 'SBS주군의 태양' 등 흥행 제작사 본팩토리가 제작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남자친구'에서 그는 극 중 정치인의 딸로 태어나 단 한 순간도 자유롭지 못했던 전 재벌가 며느리 차수현 역을 맡았다. 차수현이라는 운명을 맞닥뜨리는 평범한 순수청년 김진혁 역에 박보검이 낙점됐다. 박보검은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로 두 사람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학생이었던 1996년 교복 회사에서 개최한 모델 선발대회에 나간 송혜교는 눈에 띄는 상큼한 미모로 대상을 거머쥐며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교복 광고 모델로 발탁된 뒤 KBS2 '첫사랑', '행복한 아침', '웨딩드레스' 등 여러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대부분 작은 배역이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배우의 길을 걸었다.


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린 드라마는 1998년 인기리에 방송된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였다. 극중에서 송혜교는 오지명의 막내딸 오혜교 역할을 맡아 하이틴 스타로 거듭났다. 당시 고등학생이던 송혜교는 발랄하고 애교 넘치는 대학생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브라운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말괄량이 같은 이미지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 이어 SBS '행진', '나 어때?' 등의 청춘 시트콤에 연달아 합류해 인기를 끌었다. 코믹 연기에 물이 올랐던 그는 '나 어때?'를 통해 SBS 연기대상 시트콤 부문 신인상으로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첫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2000년 KBS2 '가을동화'의 은서 역할로 송승헌, 원빈과 호흡한 송혜교는 첫 주연이었음에도 40%대의 높은 시청률을 견인해 성공적인 정통 드라마 데뷔를 마쳤다.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며 성인 연기자로서 한 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같은 해 KBS 연기대상 인기상, 2001년 제37회 백상예술대상 TV 연기 부문 인기상 수상이라는 쾌거를 이룸과 동시에 한류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대작 드라마에 연이어 캐스팅됐다. 송혜교는 2001년 MBC '호텔리어'와 SBS '수호천사' 등에서 수준급 연기를 선보이며 평균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매번 30%대가 웃도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 보증수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안정된 연기로 꾸준히 존재감을 높인 덕에 SBS 연기대상 SBSi상, 10대 스타상을 받을 수 있었다.



2003년 이병헌과 합을 맞춘 SBS '올인'으로 포텐이 터졌다. 카지노 딜러 민수연 역으로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하던 송혜교는 그해 SBS 연기대상 최우수연기상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10대 스타상을 2년 연속 수상하며 당당히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신드롬을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올인'은 당시 47%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한국 드라마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2004년 KBS2 '풀하우스'로 다시 한 번 연기 변신을 꾀했다. 자신의 집을 되찾기 위해 가정부로 들어간 일반인과 영화배우 간의 열애를 그린 드라마에서 그는 정지훈(비)과 달달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다채로운 감정 연기,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연기력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했다. 이 작품은 송혜교에게 그해 KBS2 연기대상 인기상, 베스트 커플상, 최우수연기상을 안겼다.


2005년부터는 영화 활동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파랑주의보'를 시작으로 '황진이', '페티쉬', '카멜리아', '러브 포 세일', '오늘', '일대종사', '두근두근 내 인생', '태평륜 시리즈'를 통해 적극적으로 스크린에 나섰다. 하지만 영화판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 듯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저조한 성적이었으나 남다른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2008년 KBS2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는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울림 있는 연기를 펼쳤다.


이후 4년 만인 2013년 송혜교는 다시 한번 노희경 작가와 손을 잡았다. '그들의 사는 세상'의 노 작가와 김규태 PD가 의기투합한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시각장애를 앓고 있는 오영 역을 맡아 조인성(오수 역)과 가슴 저린 멜로를 선보였다. 절절한 사랑 이야기와 뛰어난 영상미는 연기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그 겨울'을 통해 송혜교는 2013년 SBS 연기대상 10대 스타상,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받으며 최정상의 자리를 공고히 했다.



2016년 스타 작가 김은숙을 필두로 사전 제작된 KBS '태양의 후예'에서 생명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흉부외과 전문의 강모연으로 분해 열연했다. 유시진 대위 역할을 맡은 송중기와의 달콤한 로맨스는 38%의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또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 인기상을 시작으로 아이치이 글로벌 스타상, 제5회 아시아태평양 스타어워즈 베스트 커플상,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KBS 연기대상 베스트 커플상, 아시아 최고 커플상, 그리고 대상까지. 모든 시상식을 휩쓸며 대한민국 대표 톱배우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무엇보다 '태양의 후예'는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기에 더욱 뜻깊다. 송혜교는 2017년 10월 31일 4세 연하 송중기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는 당시 팬카페에 "갑자기 결혼 소식을 전하게 돼 저 역시 긴장되고 떨리지만 팬분들이 응원해 주실 거라 믿는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이기에 더욱 주위를 돌아보며 예쁘게 살겠다"고 결혼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이 세기의 결혼식은 한국과 중국, 나아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0대부터 30대까지. 송혜교는 한 자리에서 우직하게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잠시 소강상태였던 그 불씨가 다시금 살아날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또 하나의 인생 작을 남길 수 있기를, 화려한 귀환에 방점을 찍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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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스포츠서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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