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세계검도선수권대회 준비하는 검도대표팀, 조진용
생애 첫 세계선수권 남자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한 검도대표팀의 조진용.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미완의 대기’로 불리던 한국 남자 검도의 조진용(28·5단)이 세계선수권 출전 사상 처음으로 개인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조진용은 14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제17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안도 쇼(일본)에게 머리치기 0-2 패배를 당했다. 비록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조진용은 이번 대회에서 종주국 일본 강자를 위협하면서 세계선수권 4번째 출전 만에 개인전 시상대에 서게 됐다. 그는 이전 세 차례 세계선수권에서 단체전에서만 준우승 2회, 3위 1회를 달성했다.

조진용은 3년 전 도쿄에서 열린 16회 대회 준우승자인 다케노우치 유야를 꺾고 올라온 안도와 우승을 두고 겨뤘다.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조진용을 상대로 안도는 초반 기습적인 머리치기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조진용은 안도의 팽팽한 힘겨루기를 펼치다가 한 차례 머리를 가격했으나 다소 빗맞았다. 오히려 막판 공세 과정에서 안도에게 또 한 번 머리치기를 허용하면서 우승을 내줬다. 아쉬운 패배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일본 검도는 17차례 대회 남자 개인전을 모두 우승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그러나 조진용은 이번 대회 준우승으로 한국 남자 검도의 구세주로 다시 떠올랐다. 성균관대 시절 대학부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그는 성인부에서도 개인전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이강호(구미시청), 박병훈(용인시청) 등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보인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듯했다. 그러나 3년 전 도쿄 대회는 그에게 아픔이었다. 8강까지 안착했으나 야마나 다카시(캐나다)에게 머리와 허리를 내주며 패했다. 그 사이 이를 악물었다. 최근 군 복무로 초반 대표팀 정상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지만 주말 외박을 나와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등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과 싸움을 거쳤다.

64강에서 헝가리의 발라즈 토트를 머리치기로 제압한 조진용은 32강에서 ‘난적’ 일본의 니시무라 히데히사와 격돌했다. 초반 머리치기를 내주면서 끌려갔다. 그러나 통렬한 손목치기 두 방으로 2-1 역전승하며 인천 팬들의 큰 환호를 받았다. 기세를 올린 조진용은 8강에서 브라질 국적을 지닌 토마스 다카야마를 상대로 역시 두 차례 손목을 적중하며 2-0 완승했다. 4강에서 대표팀 선배 박병훈과 접전을 벌이다가 손목치기 승리를 따내며 생애 첫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에 섰다. 박병훈을 꺾은 안도를 상대로 설욕을 노렸지만 아쉽게 벽을 넘진 못했다.

2009년 브라질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베테랑 박병훈은 8강에서 일본의 강자 가츠미 요스케에게 허리치기 승리를 거뒀지만, 조진용에게 밀리며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대회 개인전 준우승자인 다케노우치 유야(일본)도 안도에게 밀려 박병훈과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개인전에 함께 나선 지난 대회 4강 진출자인 장만억(29·구미시청·5단)은 8강에서 안도에게 막판 손목을 내줘 아쉽게 탈락했다. 이진영(33·부천시청·5단)은 32강에서 다케노우치에게 머리치기 0-2 패배를 당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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