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듀브론트 \'이 악물고\'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2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롯데 선발투수 듀브론트가 역투하고 있다. 2018. 7. 29.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롯데가 외국인 좌완투수 펠릭스 듀브론트(31)를 깜짝 방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도 모자란 상황에서 ‘용병’을 내보냈다. 롯데는 현 시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선택을 했다.

지난 12일 롯데는 갑작스럽게 듀브론트의 웨이버공시를 발표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 보강도 없다. 올시즌 26경기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새 외국인 투수를 데려올 수도 없다. 새로 영입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 활용할 수 없다. 가을잔치까지 활용하려면 지난 8월 15일 이전에 바꿨어야 했다. 올시즌 듀브론트는 25경기에 등판해 6승9패, 방어율 4.92를 기록하고 짐을 싸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30승을 넘게 거뒀고 월드시리즈까지 등판했던 듀브론트에 대한 기대는 결국 좌절로 귀결됐다.

롯데는 “듀브론트의 구위와 제구가 모두 떨어졌다. 듀브론트 대신 젊은 선수들을 쓰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젊은 선수들을 더 키우겠다는 얘기다. 롯데는 12일까지 8위에 머물렀다. 5위 LG와 5.5경기차다. 듀브론트를 포기하고 검증을 필요로 하는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준다는 롯데의 말은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희망을 버린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듀브론트를 아예 내보낸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정이다. 구위와 제구가 떨어졌더라도 듀브론트 정도면 불펜으로 돌려쓸 수도 있다. 올시즌 롯데 불펜에서 주로 활용했던 좌완투수는 고효준과 이명우다. 듀브론트를 불펜에 보내면 조금이라도 숨통을 틀 수 있다. 게다가 듀브론트는 고액 연봉자이고 퇴출되더라도 연봉을 보전해줘야 한다. 여러모로 합리적이지 않다. 듀브론트에게 2군행을 지시했지만 선수는 면담 끝에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롯데의 5강 진입이 쉽지 않지만 포기할 시점도 아니다. 그런데 듀브론트를 내보냈다. 아무리 구위가 떨어지고, 제구가 흔들려도 외국인 투수의 무게감은 무시할 수 없다. 다른 활용법은 고려하지 않고 카드 1장을 그냥 버렸다. 초강수다. 듀브론트의 이탈이 5강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그러나 롯데의 목표가 가을야구라면 부정적인 부분이 클 수밖에 없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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