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배우 반민정이 조덕제가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13일 오후 반민정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모습을 드러내 판결 결과에 대한 심정을 밝혔다.


앞서 이날 대법원 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3일 강제추행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덕제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명령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반민정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5년 4월 영화 촬영 중 상대 배우인 조덕제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고 그해 5월 신고 후 지금까지 40개월을 싸웠다"라며 "성폭력 피해를 외부로 알리는 것이 두려웠지만 피해 이후 조덕제와 그 지인들의 추가 가해가 심각해져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사건 개요를 설명했다.


그는 "그 결정으로 40개월 동안 너무도 많은 것을 잃어야 했다"라며 "피해자임에도 구설에 올랐다는 이유로 굳이 섭외하지 않아도 될 연기자로 분류돼 연기를 지속하기도 어려웠고 강의 역시 끊겼으며 사람들도 떠나갔다. 건강도, 삶의 의욕도 모두 잃었다. 모든 것을 잃었고,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라고 당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조덕제는 2심에서 유죄판결이 나자 자신을 언론에 공개하며 성폭력 사건의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자신의 지인인 이재포 등을 동원해 저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유포했다"라며 "항소심 이후에도 2차 가해를 지속하며 대중들이 저에 대한 편견을 갖게 했고 이것은 추가 가해로 이어져 삶을 유지할 수조차 없게 됐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사건의 기억을 도려내서 없었던 일로 한다면 모를까, 저는 그 기억을 껴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고 그것이 고통스럽다. 그들이 모두 유죄판결을 받은 지금도 저는 그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입지 않을까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너무도 두렵다"라고 전했다.


얼굴을 공개한 이유에 관해서는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하고 싶다"라며 "저같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피해자들이 없기를 바란다. 죽고 싶은 날도 많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확신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오직 진실을 밝히겠다는 용기로 40개월을 버텼다. 이렇게 제가 살아낸 40개월이, 그리고 그 결과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조덕제는 유죄 판결을 받은 후 "한국의 국민이니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인다"라면서도 "고소인이 구체적이고 일관적으로 주장한다는 이유로 유죄 판결이 났다는 걸 인정할 수 없다. 증거가 없는데 주장은 누가 못하겠는가"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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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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